회향, 그림=조향숙

 

“훌륭한 복 다 돌려주어
끝없는 이웃에 이익주리”
자리이타의 ‘공덕 나눔’

회향(廻向)은 자기가 닦은 선근공덕을 이웃에게 돌려주는 자리이타행입니다. 자기의 모든 공덕과 능력을 갖고 다른 사람들을 평안하게 하기 위해 그들을 향해 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웃을 즐겁게 하고 병고가 없게 하며 착한 일은 쉽게 성취하고 깨달음을 이루도록 힘을 쓰는 겁니다.

회향은 보시와 공양과 발원의 공덕의 힘을 이웃과 자신이 함께 깨달음을 얻는데 쓰는 ‘공덕 나눔’입니다.

절에서는 정월기도나 화엄산림법회 같은 대법회와 불사를 마무리 할 때 성취한 것을 널리 베풀기 위해 회향법회를 엽니다. 기도나 불사의 공덕을 여러 이웃과 공유하는 의식입니다.

불교의 모든 의식과 법회는 사홍서원으로 회향합니다. 자기수행 공덕을 이웃에게 돌리는 자리이타 보살행을 완전히 실천하여 함께 성불할 것을 서원하는 회향의식입니다.

* 해마다 낙엽이 떨어져 새 봄에 새 싹을 틔우는 거름이 되듯, 회향의 공덕은 오래도록 이어집니다.

식모살이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충남대학교에 기부하고 운명한 어느 할머니의 ‘회향의 공덕’은 그 재산으로 지은 연구실과 장학생들을 통해 오래오래 이어가며 꽃을 피웁니다.

울산에서 익명의 기부자가 40년 모은 저금통 2백여 개를 이웃돕기에 내놓았어요. 저금통에는 5천 1백여 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기부자는 40년간 보시하는 마음, 공양하는 마음, 발원하는 마음을 2백여 개 저금통에 담아 이름도 밝히지 않고 회향했습니다. 그 온정을 받은 이웃들의 감사는 ‘회향의 향기’입니다. 회향은 대상을 분별하지 않고 공덕을 나눔으로 모든 존재와 착한 관계를 맺고 행복을 가꾸는 사랑입니다.

* 보현보살이 부처님 앞에서 큰 서원과 청정한 게송을 읊자 선재동자와 여러 보살들은 기뻐 어쩔줄 몰라했고, 부처님은 “그렇다. 그렇다”고 찬탄하셨습니다.

‘모든 공덕과 복덕을 중생에게 회향하리라’ 보개회향원(普皆廻向願)으로 마무리하는 보현보살 10대원의 게송 일부분을 다같이 독송하겠습니다.

“지혜와 행 널리 닦은 공덕의 힘

위신으로 덮어주는 자비의 힘

깨끗하게 장엄한 복덕의 힘

집착없고 의지없는 지혜의 힘

원만하게 쌓아 모은 보리의 힘

보현행을 원만하게 닦은 힘으로

한량없는 이웃들을 해탈케 하며

그지없는 법문을 분별 잘하여

지혜바다 깊이 깊이 들어가리라.

오래잖아 보리수 아래 앉아서

여러 가지 마군들을 항복받나니

정각을 성취하고 법을 설하여

끝없는 이웃들에 이익 주리라

바라건대 보현보살 거룩한 행

그지없이 훌륭한 복 다 돌려주어

삼계 고해 빠져있는 모든 이웃들

평화로운 정토에 어서 가소서”

불자 여러분, 이제 회향의 삶을 합장 발원합시다. 이 모든 말씀은 불법에서 가장 으뜸인 연기(緣起)의 가르침입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