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인해 야기된 건강 문제는 크게 몸 문제, 마음 문제, 그리고 대인관계 문제로 나눌 수 있다.

스마트폰을 가까운 거리에서 계속 보면 근시가 될 수도 있고, 눈 깜박임이 줄어들어 안구건조증도 생긴다. 거기에 잘못된 자세로 인한 거북목’, 손목이 저리고 감각이 저하되는 근육 이상 손목’, 그리고 강한 자극에만 뇌가 반응하는 팝콘 닮은 뇌로 몸살을 앓게 된다. 좀 더 심해지면, 감정교감 저하로 인해 타인 공감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수면 장애로 인한 피로도 증가로 사람과의 관계를 회피하게 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들에 보태어, ‘스마트폰 좀비(Smartphone Zombie)’ 스몸비(Smombie)’라는 신조어로 지칭되는, 스마트폰에만 집중하여 주위를 보지 않거나 좀비처럼 자기 마음대로 걷는 보행자들이 스마트 폰으로 인한 새로운 위험 요소로 등장했다. 스마트폰에 얼굴을 고정한 보행자는 5%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좁은 시야 각도로 인해 여러 가지 사고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들은 안전에 대한 주요한 위협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마트폰 좀비사회문제 대두
좁은 시야 인해 안전사고 야기
지난해 1175년 간 증가세

경찰청 바닥 신호등시범운영
효과 입증되면 9월부터 도입돼

절집 디딤돌에 조고각하문구
자리 정갈·현재 상황 점검 의미
스마트폰에 삶을 저당 잡혀서야

길을 걸으면서 문자를 보내다가 차 앞까지 걸어가는 스몸비들과 이에 놀라 울리는 경적들, 그리고 그들이 사람들과 부딪치거나 보도 위의 기물들과 충돌하는 광경이 빈번하게 목격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2013117건에서 지난해 177건으로 5년 사이 1.5배나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해 말 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서는 바닥 신호등 시범 운영안을 통과시키고, 여러 곳에서 시범 운영을 하기에 이르렀다. 시범 운영에서 바닥 신호등의 효과가 입증되면 올해 9월쯤 심의위원회에서 정식 신호 장치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절집에서도 바닥을 제대로 못 보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지 신발을 벗어 놓는 자리에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글귀를 써 놓았다. “발밑을 똑 바로 보라는 뜻으로, 신발 벗은 자리를 정갈히 하라는 의미와 자신을 한 번 더 살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대중 생활 중에 무언가에 정신이 팔리면 신발이 어지럽다. 고무신 한 짝이 날아간 만큼 정신도 먼 곳을 헤맨다. 그러면 무언가에 부딪치고 다치고 대중들에게도 날카로움을 드러낸다. 신발의 상태가 거울이 되어 마음의 현 주소를 투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의미로, 스님들이 행각이나 탁발에 나설 때 밖으로 눈을 돌리지 말고 늘 자기를 살펴 조심하라는 경계의 뜻으로 삿갓을 썼다고 한다. 또한 스님들이 지팡이에 작은 고리를 달아 소리가 나도록 해서 들고 다닌 이유가 길을 갈 때 미물이라도 혹여 밟힐까 염려해서였다고 하고, 산길을 가다가 노인을 만났을 때 부축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안으로 지혜를 추구하고, 밖으로 나로 인해 누구라도 불편함을 겪으면 안 된다는 친절과 배려의 마음이 스님들의 소지품을 통해 드러난다.

연소경(S35.26)에서 부처님은 우리의 모든 감각 기관과 마음이 불타고 있으니 일체가 불타고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스마트폰에 눈이 불타서 대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니 정신은 이미 마비가 되어 제 기능을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리 저리 부딪치며 온 세상의 민폐로 등극한 자신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지금 바로 발밑을 챙겨 마음 바탕인 성품을 자금 이곳에서 바로 확인하지는 못할지언정 스마트폰의 종이 되어 눈을 저당 잡히고 마음을 볼모잡히는 삶을 살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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