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문상의례 절차가 공식적으로 통일되지 않아 스님과 재가불자 모두 불편함을 겪고 있다. 많은 교단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사안이지만 쉬이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불편함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영단에 절을 2번 해야 하는지, 3번 해야 하는지부터 스님들이 재가불자 영단에 절을 해야 하는지, 또 탈상 전후의 영가 위격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 공의를 모아 해결해야할 난제가 쌓여있다.

불자라면 으레 영단에 3번을 절하는 것이 마땅해보인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장례는 유교적 관습을 따르고 있고, 불교의 3배 의미가 영가에게 적절한지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 몇몇 경전서 볼 수 있는 비구와 비구니, 재가불자의 자격에 대한 차이까지 두드러져 한 목소리로 절차를 정하는 데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조계종 의례실무위원회가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다만 위원회 내에서도 의견 합일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빠른 시일 내에 공청회를 마련해 대중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역시 한 번의 공청회로 해결될 순 없다. 꾸준히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

관혼상제와 같은 인간의 생애주기에서 필수적으로 거치는 의례의 절차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의 절차가 완성되면 사람의 관념과 인식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대중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부디 불교계 문상 현장서 혼란이 빚어지지 않도록 불교적 가르침과 현대사회의 관습을 잘 아울러 통일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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