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 75차 연찬회서 쏟아진 제언들

 

뉴미디어가 사회의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자리하며 불교 포교를 위한 뉴미디어 콘텐츠의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홍)이 3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미디어 포교방법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75차 포교종책연찬회를 개최했다.

콘텐츠 개발이 가장 중요
진흥기금 통해 환경 조성을
니즈 분석·인력 양성 등

콘텐츠 관련 연구 선행돼야
기존 플랫폼 적극 활용 주문
“뉴미디어 포교, 소통서 시작”

이날 연찬회에서 모인 각 분야 전문가들은 뉴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이용현황을 분석하고 불교 콘텐츠 진흥기금 등의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연찬회에는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을 비롯해 포교부장 가섭 스님 등 종책 담당자들과 유권준 불광미디어 웹콘텐츠 실장, 구희철 BTN라디오 PD, 유은상 BBS뉴미디어TF팀장 등 현장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진흥기금 등 장기 비전 필요
‘한국불교의 뉴미디어 전략과 정책과제’를 발표한 유권준 불광미디어 웹콘텐츠 실장은 “뉴미디어 포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디어, 플랫폼 보다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불교 콘텐츠 유통 과정 파악 △불교 콘텐츠 니즈 분석 △불교 콘텐츠 제작 연구 △불교 크리에이터 인력 배양 △기술 발전에 대한 빠른 접근 등을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한국콘텐츠진흥원 ‘장르별 콘텐츠 산업 매출액 규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110조 4000억원 규모로 전년에 비해 4.5% 증가하는 등 매년 늘고 있다.

유 실장은 “불교 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불교지식콘텐츠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 대장경 등 구축된 정보가 국한되어 사용되고 있다. 연계 검색과 콘텐츠 창작을 위한 자료 제공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불교계가 해야 한다. 사찰의 스토리텔링 개발을 위해 사찰에서 콘텐츠 진흥기금을 출연해 각 사찰의 문화와 문화재를 콘텐츠로 만들어 가는 작업도 병행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실장은 “불교 콘텐츠 제작의 생태계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불교포교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뉴미디어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의 역할이 크며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할 수 있는 환경과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도 창출가능한 생태계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찰을 비롯한 불교계가 어린이, 청소년, 장년층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콘텐츠 보급과 활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석심 포교원 포교차장은 “불교계는 정부와 효율적인 전통사찰 보존 관리정책수립을 위해 이미 전통사찰 전수조사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며 “전통문화 콘텐츠 보존 및 개발을 위해서도 정부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은상 BBS뉴미디어TF팀장은 “방송사 현장에 있다보니 콘텐츠 개발에 앞서 저작권과 같은 불교 지적 재산권 문제부터 해결되야 함을 느끼고 있다. 요즘 각광 받는 AI스피커를 활용한 TV큐레이션의 경우 기독교계와 달리 ‘불교’라는 검색 키워드를 입력해도 정확한 답변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종단의 공식 설명이 있어야 한다. 콘텐츠 개발에 앞서 종단 차원의 공식적인 내용 정립, 저작권 확보와 관계기관 공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미디어 활용 위한 인식 전환
이날 공개된 뉴미디어 분석자료에 따르면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 트렌드는 모바일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웹이 혼합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뉴미디어 플랫폼 또한 다변화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다양화의 시기에 불교미디어 플랫폼의 개발보다 사회 트렌드로 자리잡은 플랫폼을 발빠르게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SNS서 뉴미디어 방송을 진행하는 구희철 BTN라디오 PD는 “너무나 많은 뉴미디어 플랫폼이 있다. 공통점으로는 ‘소통’을 들 수 있다”며 “뉴미디어의 포교 활용은 결국 이러한 ‘소통’이란 특성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PD는 “온라인에서 젊은 청년들을 모아 오프라인 공간인 사찰에 가도 기존 고령층의 불자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다. 뉴미디어 포교는 출재가,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뉴미디어 시대에 불교가 인간의 삶에서 관계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다양한 뉴미디어 포교방법론을 모색해 적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30대 이상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인 카카오톡. 종단 플러스친구 등록 등 활용에 대한 제안이 나왔다.

 

뉴미디어 플랫폼, 활용방안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 ‘블로그’ ‘유튜브’ ‘플리커’ 등등 최근 뉴미디어 분야는 하루에도 수십가지의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또 사라지고 있다. 이들 중 대중의 선택을 받는 플랫폼은 극소수다. 이런 상황에서 불교포교에서 뉴미디어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빠른 변화의 분야인 만큼 전문가 대부분은 기존 플랫폼 활용이 직접개발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앱분석 기관인 ‘와이즈앱’의 2017년 11월 연령대별 뉴미디어 플랫폼 이용 현황을 보면 10대의 경우 전체 플랫폼 이용 중 유튜브가 1위(51.8%)를, 카카오톡이 2위(17.2%)를, 페이스북이 3위를 차지했으며, 20대는 유튜브가 1위(33.7%), 카카오톡이 2위(32%)를, 네이버 앱이 3위를 차지했다.

30대부터는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카카오톡과 네이버앱의 비중이 높아지고 페이스북 비중이 낮아졌다. 30대의 경우 카카오톡(29.7%), 네이버앱(27.3%), 유튜브(26.9%) 순, 40대는 카카오톡(27.6%), 네이버앱(28.1%), 유튜브(28.1%) 순으로 앱사용이 이뤄졌다. 50대 이상의 경우 카카오톡이 압도적인 36% 사용을 기록했으며 유튜브(27.8%), 네이버앱(17.1%) 등을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17년 온라인영상 이용자 환경을 보면 영상을 이용하는 기기에서는 모바일 기기가 대세로 등장해 모바일과 PC를 함께 이용하는 이용자가 67.3%, 모바일만 이용하는 이용자는 27.7%에 달했다. 이에 반해 PC만 사용하는 이용자는 3.2%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모바일 미디어 플랫폼, 특히 유튜브와 카카오톡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희철 BTN PD는 “콘텐츠 개발에 앞서 먼저 플랫폼을 고려해야 한다. 불교계 주 신도층인 40대 이상을 위해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PD는 “최근 홍보 등이 진행 가능한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계정이 있다. 종단과 사찰별 플러스 친구 개설을 추진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유명스님 편중, 영상 플랫폼 뒤쳐져

이와 함께 텍스트에 치우친 콘텐츠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유권준 불광미디어 웹콘텐츠 실장이 분석한 미디어 현황에 따르면 텍스트 미디어인 네이버 기사 건수에서는 불교는 8만2887건으로 기독교 3만8572건, 가톨릭 1만7459건에 비해 월등히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영상 미디어의 대표주자인 유튜브 콘텐츠 현황을 보면 ‘불교’ 키워드 콘텐츠는 20만5000건으로 기독교 74만4000건, 가톨릭 9만7000건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SNS 중 대표격인 페이스북의 종교계 팔로워 수를 보면 템플스테이 관련 총합이 40만7300여 명, 법륜 스님이 12만8652명 등으로 기독교 다모여 10만370명, 국민일보 10만9037명, 평화방송 2만6681명에 비해 많았다. 네이버 밴드 또한 혜민 스님 관련 총합이 3만7500여명으로 기독교 포럼 4191명, 기독교 교우회 3862명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혜민 스님과 법륜 스님 등 일부 유명 스님에 대한 콘텐츠로 이를 제외하면 기독교계에 비해 뒤처졌다.

조한곤 파라미타청소년협회 사무국장은 “종단 차원의 뉴미디어 콘텐츠 공모전을 열고 다양화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원섭 포교원 전법팀장은 “‘카카오 플러스 친구 개설’ ‘사찰 홈페이지와 포털 연결’ ‘위키디피아 관리 인력 배치’ 등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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