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2개국 비구니스님들의 연합체인 세계불교비구니협회가 공식 첫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대회 주제 또한 남북통일로 정해져 유일 분단국가인 한반도 평화 조성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남북정상회담이 427일로 확정된 만큼 이에 앞서 열리는 비구니스님들의 평화대회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남북 화해무드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처럼 눈길을 끄는 비구니스님들의 대사회활동은 어느 날 갑자기 드러난 게 아니다. 사회복지를 비롯해 인재양성, 불교문화 등 다양한 분야서 밑바탕부터 내실을 다지며 활동해온 씨앗이 싹튼 것이다. 이미 비구니스님들은 국내 불교복지 중 호스피스·노인복지 등 곳곳에서 선도하는 데다 불교통역과 사찰음식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비구니스님들의 대사회활동은 비구스님들과 달리 오래 전부터 자격에서 암묵적인 제한을 받았다. 부처님이 설한 비구니 팔경계로 인해 마치 비구니가 비구보다 못한 존재로 인식되는 풍토가 불교계 저변에 깔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처님은 비구니에게 더 많은 계를 설했을 뿐 비구와 비구니 존재의 가치에서 차이를 두진 않았다. 결국 왜곡된 경전 해석이 비구니스님들의 대사회활동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비구니스님들은 굴하지 않고 사회에 법향을 전했다. 그 법향이 점차 사회를 맑히면서 비구니스님들의 대사회 역량도 인정받게 됐다. 이제는 비구니스님들의 역량이 국내뿐만 아닌 전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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