⑫ 천수경1 -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등장

모든 법회에서 불자들의 다함께 외우는 경전은 천수경반야심경2개뿐이다. 천수경은 우리들이 불교를 어떻게 믿고 신행할 것인지에 대한 모든 맹세가 다 담겨져 있기 때문에 법회시간에 독송하는 모습을 보며 숙연해진다.

천수경은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담은 것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여시아문스타일의 경전은 아니다. 후대에 만들어졌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오롯이 담고 있기 때문에 경이라 하기도 했고, 천수경을 탄생시킨 모본이 이미 있다.

바로 불설 천수천안관세음보살 광대원만무애대비심 다라니경혹은 줄여서 천수관음경이다. 한역경전은 중국 당나라 삼장 가범달마가 번역했고 한글대장경 제197P289에 실려 있다. 이 경전을 통해 우리가 의무감으로 독송하는 천수경의 세계를 자비심을 지니고 폭 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관세음을 향한 마음이 깊어졌다.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한 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보타낙가산 관세음궁전 보장엄도량에 계시사 보배로운 사자좌에 앉으셨다. 부처님은 그 곳에서 총지다라니를 말씀하시기 위하여 한량없는 보살마하살들과 함께 하였다.

그 때 관세음은 법회가운데 있다가 가만히 신통을 나투는데 머리에 쓴 화관 속 정수리에서 광명을 놓으니 시방세계와 삼천대천세계가 밝게 빛나 해와 달, 그리고 별까지 빛을 잃을 정도였다. 이 모습을 보고 놀란 총지왕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놀라워라. 이 멋진 광명을 연출하신 분은 누구신가요? 부처님이시가요? 보살인가요? 범천인가요? 혹시 마왕인가요? 저희는 너무 궁금합니다. 부디 어찌된 사연인지 부처님이 알려주세요.”

오냐, 오냐, 기특하구나, 네가 대비심으로 여기모인 대중들과 미래의 대중 모두를 대표해서 묻는구나. 내 기꺼이 말해주리라. 이 자리에 한 보살이 있으니, 이름이 관세음자재. 그는 오랜 세월 대자대비를 성취하고 무량한 다라니문을 닦은 결과 이제 모든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고자 신통력으로 광명을 나툰 것이니라. , 관세음은 이리 나오시라.”

거룩하신 부처님, 저에게는 대비심다라니주가 있어서 지금 빨리 말하고 싶습니다. 모든 희망과 서원이 빠르게 이루어지게 하고자 함이오니 부처님이시여. 설법할 수 있게 속히 허락하여주소서!”

선남자여, 장하다, 그래, 지금이 바로 그 때니 어서 속히 전하라.”

부처님이시여, 과거 무량겁 전에 계셨던 천광왕정주여래께서 어느 날 황금빛 손으로 저의 정수리를 만지시며 이 대비심주를 가지고 미래세상에 죄업이 무궁무진한 중생들을 위하여 이익이 되는 일을 하라셨습니다. 제가 이 다라니를 들을 때 초지(十地중 환희지)에 머물렀는데 한 번 듣고는 바로 8(부동지)까지 순식간에 뛰어 올랐습니다. 저는 가피를 받자 용기내어 부처님께 청했습니다. 만약에 제가 오는 세상에 중생을 다 이롭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면 지금 당장 내 몸에 천개의 눈과 천개의 손이 생기게 해주소서. 그 말을 하자마자 즉시에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제 몸에 광명을 놓으시니 천수천안이 구족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언제나 이 다라니을 수지하고 환희용약하였더니 이후로 저는 어머니 모태에 들지 않고 항상 부처님 앞 연꽃 위에서 태어났습니다. 이제 누구든 이 다라니를 수지하려는 이들은 모든 중생을 위하여 자비심을 일으키고 저의 이름을 부르며 다음과 같은 원을 발하여야 합니다.”

바로 나무대비관세음 원아속지일체법으로 시작하는 열가지 원(十願)아약향도산 도산자최철로 시작되는 여섯가지 향(六向)이다. 이제 저희들이 일체법, 지혜안, 일체중, 선방편, 반야선, 월고해, 계정도, 원적산, 무위사, 법성신이 성취되어 중생을 위한 삶을 살아갈 기반(상구보리)을 성공적으로 마련하게 해주시고, 육도에 살아가는 이들을 돕게(하화중생) 해달라는 간절한 마음이 바로 불자들의 기본자세라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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