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 반야심경2

부처님이 사리불에게 관자재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모든 고통과 재앙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자() 사리불은 관자재보살에게 반야바라밀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묻는다(). 관자재보살이 답하기를 반야바라밀을 실천하려는 이는 반드시 만물을 공성(空性)으로 파악하는 안목으로 실천행을 하라고 한다.(). 그러자 부처님은 관음을 지극히 칭찬을 하시고, 대중들은 기쁨으로 이 경전을 수호하겠다는 서원을 하며 끝난다().

광역반야심경은 완전한 기승전결의 구조 속에서 관세음을 통해 우리가 행복이라는 집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준다.
 

사리자여,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아, 색 곧 공이요, 공 곧 색이니 수···식도 또한 이와 같다.”

()과 공()은 우리가 만나는 인생의 모든 것들이다. 색을 나라고 한다면 공은 내가 부딪치는 모든 상황들이기 때문이다. 그 상황들을 바라보는 기본적 안목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색불이공 공불이색이다. 모든 것이 변해가고 있으니 애달프게 붙잡으려 하지 말고 편안하게 바라보듯 살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철학적으로 공과 색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실 속에서 집착하지 않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라는 가르침이다. 어린아이가 동생을 하루 종일 등에 업고 있다가 내려놨을 때 등짝이 사라진 것 같다는 표현처럼, 인생의 무게를 내려놓을 때 드는 홀가분한 마음처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이것이 바로 행복을 설계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첫 번째 마음이다.

 

사리자여, 이 모든 법 공한 상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고, 늘지도 않나니, 이 까닭에 공 가운데 색 없어 수···식 없고, ·····의 없어, ·· ···법 없되 안계 없고 의식계 까지 없다.”

집착하지 않고 홀가분하게 자유로워질 준비가 되었다면 두 번째로 우리의 찬란한 아름다움이며 본래 부처님 자리인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을 들여다 보자.

내 안의 청정한 마음은 갑자기 어디서 뚝딱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사라져가는 것도 아니며, 마구 늘어나는 것도 아닌 본래 청정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안에 여여하게 있으니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 특출난 사람만이 지닌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나의 이런 모습(6)이 일상에서 여러 상황들과 마주칠 때, 긍정적인 반응(6)과 부정적인 반응(6)을 하게 된다.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긍정의 자리이타(自利利他)와 모두 같이 죽자는 부정의 자사사타(自死死他)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모두 알고 있듯이 자리이타, 긍정적인 삶의 모습을 나의 정신세계에 추억과 기억으로 지혜롭게 저장해야한다(6). 이것이 나의 세계관이 되어 가치관을 만드는 나만의 세상인 18().

자성이 청정한 것을 불성이라 한다. 부처의 성품을 지닌 이는 언젠가 부처가 될 것이란 가치관이 드디어 형성된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인연들이 서로 스치고 지나가며 온갖 희노애락을 만들어내지만 언젠가 부처가 될 것이라는 희망은 절대 놓지 말아야 한다. 지혜롭게 고통의 삶을 벗어나기 위한 고집멸도의 사성제의 가르침을 따라 마음을 다스리고 수행하면 걸림 없이 홀가분해질 것이다. 그 때 미지에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여의고 반드시 해탈의 길에서 행복을 만날 것이라는 행복설계의 가르침을 따라 지혜를 닦아야만 갈 수 있다하여 반야바라밀의 길로 부른다.

우리 다 함께 이 길을 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지혜의 빛으로 가자고 소리 높혀 노래한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