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 스님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영적돌봄가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The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다

도우 스님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영적돌봄가

 

2013, 막 강원을 졸업한 도우 스님은 봉사를 위해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을 찾았다가 CPE 임상상담교육을 접했다. 호스피스나 임상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지만 자재요양병원 원장 능행 스님의 자신을 성찰하고 돌보아야 남을 돌볼 수 있다는 말에, 수행으로 생각하고 참여했다. 스님은 교육을 받으며 자신을 더욱 생각하고, 정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이렇게 나를 다듬는 것은 다른 사람을 더 잘 돕기 위해서라는 능행 스님의 말에 봉사는 계속 이어졌다.

출가 전부터 상담에 관심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병원에서 공부가 되면 일반인 상담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다 문득 내가 왜 사람을 가리고 있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그동안 사람에게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걸림돌이었단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온전히 호스피스에 마음을 두게 됐습니다. 요즘은 환자 가족의 사별을 도울 때 특히 보람을 느낍니다.”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서는 환자가 임종을 해도 6~8시간 환자를 모시고 기도를 해주고, 가족들이 온전히 사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도우 스님은 특히 가족 중에서도 어린 아이들의 사별을 강조했다. 도우 스님은 어른들은 어린 아이가 가족을 잃으면 애써 뒤로 아이를 빼곤 한다. 아이들은 가족의 죽음 앞에서 제 3자가 되는 것이라며 아이들도 가족과 사별할 권리가 있다. 요즘은 임종을 지키러 오는 아이들의 의사를 묻고, 환자와 단 둘의 시간도 만들어주고 있다. 어른들 앞에서 아이들이 솔직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아이들과 가족들이 사별을 잘 마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의 도우 스님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였다. 스님은 죽음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해 신밧드의 모험과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릴 때는 빨리 죽어 희망의 나라로 가고 싶다고 꿈꿨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호스피스를 하며 보니 죽음이 사는 것 만큼 중요하고, 쉬운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특히 도우 스님은 임종을 맞는 환자들을 돌보며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작년에 춤을 추며 임종을 맞이한 보살님이 있었습니다. 그 보살님은 평소에도 시민선방에 다니며 수행을 많이 하시던 분이었습니다. 자재요양병원에 와서도 항상 웃으시고, 함께 염불을 외셨습니다. 기력이 다 하셨을 때에도 팔 다리를 흔들며 콧노래를 부르곤 하셨죠. 그리고 임종이 다가와 임종호흡을 하시는데, 저희가 옆에서 나무아미타불염불을 하며 기도를 해 드렸더니 그 임종의 순간에도 입으로는 나무아미타불을 웅얼거리시고 손가락을 까닥이셨습니다. 그 모습이 생전 활발발하게 염불을 외며 춤을 추던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이때 저도 이토록 아름답게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적돌봄을 하면서 본인의 수행이 참 많이 된다는 스님은, ‘나와 모든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거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영적돌봄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힘들어도 인내심을 갖고 정진하겠다는 도우 스님은 죽음 준비의 필요성에 대한 프로그램과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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