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출가 120명 ‘위태’… 종단적 대책 시급

조계종 교육원이 개최한 제54기 사미 사미니계 수계교육 회향식 모습.

출가자 감소가 눈에 띄게 가속화되고 있어 종단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은 3월 14일 제8교구본사 직지사서 제54기 사미 사미니계 수계교육을 회향했다.

수계교육은 지난 3월 5일 입재해 10일 동안 진행됐으며, 13일 열린 5급 승가고시에 합격한 남·녀 행자들이 각각 사미계와 사미니계를 받았다. 이를 통해 예비 스님이 된 행자는 사미 33명, 사미니 22명 등 총 55명이다.

조계종은 매년 상·하반기에 걸쳐 사미·사미니 수계교육을 시행한다. 교육원에 따르면 현재 55기 수계교육 신청자는 70명 안팎이다. 하지만 27%의 평균 퇴사율을 감안하면 54기와 인원 수는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한해 출가 인원이 120명도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출가자 감소는 지속적인 문제지만, 최근 들어 그 예우가 더 좋지 않다. 우선 출가자 감소 추이가 가속화되고 있다. 교육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까지는 한해 출가자 200명 선을 유지했다. 2016년에는 157명으로 처음 150명대로 감소했고, 2017년에는 151명으로 줄었다. 이후 단 2년 만에 120명 선도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또한 출가자 고령화도 심각하다.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출가자 중 40대 이상 출가자는 78명으로 이는 전체 출가자의 49.6%에 달하는 수치다. 40대 이상 출가자들이 늘어나는 출가 고령화는 승단 고령화를 가속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조계종 교육원은 2016년을 출가진흥 원년으로 삼고 출가 콘서트 등 다양한 진흥 사업을 펼쳤다. 지난 연말에는 종단 사상 최초 출가자 모집 홍보에 나서기도 했지만,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출가자 감소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교육원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 종책을 고민하지 않는 점도 문제이다. 전문가들이 종단적 T/F 구성들을 요구해왔고, 총무원장 설정 스님 역시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사업 계획으로 ‘출가 T/F’ 구성을 내놨지만 현재까지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 관계자는 “현재 출가자 감소 추이를 보면 1~2년 후에는 한해 출가자가 100명도 안될 수 있다. 더불어 출가자 고령화로 정말 일할 수 있는 연령의 출가자가 많지 않다”면서 “종단 차원의 ‘출가 T/F’ 구성을 통해 지속적이며 실효성 있는 출가 종책 방향을 정하고, 질 높은 인재들이 교단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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