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우리, 언제 바람이 될지 모른다
하루하루 사는 일이
바람이 되어가는 일인 것을…
바람 속에 살면서
바람이 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우리, 언제 꽃이 될지 모른다
가끔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꽃이 되어가는 일인 것을…
꽃 피는 날에 맞춰 살면서
꽃이 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우리, 언제 비가 될지 모른다
밤새 잠 못 이루는 일이
비가 되어가는 일인 것을…
빗소리에 무너지면서
비가 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우리, 언제 흰 연기 되어
서로를 잊어야 할지 모른다
서로 놓지 못하는 ‘너’와 ‘나’가
흰 연기인 것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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