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우리 매듭에 대하여

생쪽매듭 등 기본매듭을 이용한 작품들


전통매듭은 20여 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매듭 몇 가지를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매듭의 역사와 종류, 용도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매듭의 역사>
매듭의 기원이나 발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기록한 문헌이나 자료는 없다. 최초의 인간은 풀줄기나 나무껍질을 꼬거나 엮어 끈을 만들고, 그것으로 엮고 맺으면서 사냥, 낚시 등 생존에 필요한 도구로 만들어 사용했다. 또한 몸을 가리거나 글자나 숫자를 대신하여 의사 전달의 방법과 기록을 남기는 용도로도 사용하였다. 이렇게 실생활에 쓰이던 생활용 매듭은 운반, 농경, 선박, 의장 등으로, 용도의 폭을 넓혀 의식용, 장식용, 공업용 등으로 발전하였다.
현재까지 전수되고 있는 매듭은 지역에 따라 표현방법이나 특징적인 성격을 달리하고 색채에서 유형을 달리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동일한 형태로 발생한 매듭이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로 다양해졌다고 본다. 매듭을 시작할 때는 언제나 일정한 길이의 끈을 반으로 접어서 중심을 잡고 그 두 가닥을 질서 있게 엮어 균형을 맞추어 조인다. 또한 각 지역에 따라 달라진 매듭은 동양매듭과 서양매듭으로 분류되고 한국매듭은 중국매듭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용도나 종류가 거의 같지만 한국매듭이 정서적이고 차분한 느낌이다.

<매듭의 용도>
가. 일상생활에서 사용된 매듭
매듭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며 의식적으로 또는 다른 특수한 용도로도 사용된다. 매듭은 실용적인 면과 장식적인 면을 모두 겸하고 있다. 그러므로 매듭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문화 중의 하나다.
1. 숫자표시 : 옛날부터 세계 각지에서 식물섬유에 매듭을 지어 사물을 헤아려 시간의 흐름을 재거나 셈의 기록을 보존하는데 사용하였다. 페루의 잉카문명에서 문자를 몰랐을 당시 ‘키프’(케추아 말로 매듭)로 복잡하고, 정교한 셈 체계를 고안하여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셈을 나타내고 모든 계산을 한 눈으로 볼 수 있게 표현하였다. ‘키프’는 수평으로 고정시킨 한발의 끈에 보다 가는 여러 색깔의 줄들로 매듭을 지은 것인데 줄들은 몇 가닥씩 모여 각각 다른 종류의 매듭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져 있다.
이 ‘키프’는 연대 표시나 달력으로도 사용되었고, 색깔이 구체적 사물이나 추상적 관념을 표시하기 때문에 의사를 전달하는 용도로도 쓰였다. 또한 중국에서도 인구조사, 회계기록, 공문서 등과 관련된 셈을 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2. 수렵 : 사냥의 채비에 사용되는 말의 장식이나, 활, 무기에도 매듭이 사용되었다. 실용성과 장식성을 겸한 것이다.
3. 어업 : 어로 작업에 사용되는 그물이나 낚시 도구에도 매듭이 사용된다.
4. 등산 : 암벽을 탈 때 사용되는 로프에서 매듭은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생명이 위태롭지 않도록 단단히 엮어져야 하고, 또한 쉽게 풀어져야 한다.
5. 선박 : 선박에는 각종의 로프가 구비되어 있고 각각의 용도에 따라 로프의 매듭이 다양하게 사용된다.
6. 건축용 : 볏짚으로 지붕을 이은 초가집의 이엉이나 바람 부는 제주도 지방의 지붕에는 매듭이 사용된다.
7. 포장용(운반) : 끈을 사용한 포장에는 반드시 매듭이 사용된다. 실용적인 것과 장식적인 것을 겸함.
8. 장신구 : 장신구로 사용하는 노리개 일체는 매듭을 이용해 만든다.
9. 실내장식 : 발걸이, 방장 묶음, 유소(벽걸이), 등의 실내장식에도 사용된다.
 
나. 의식용으로 사용되는 매듭
1. 가마와 상여 : 가마나 상여의 네 귀퉁이에 굵은 실로 매듭을 엮어 달아서 가마나 상여의 품위를 격상시킨다.
2. 인로왕번 :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인도해 주는 안내자로 죽은 자가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이 깃발을 앞세운다. 인로왕번은 상여에 앞서 가는데 인로왕번 양쪽에 큰 매듭을 달아 위엄 있게 장식한다.
3. 보검과 깃발 : 의식용으로 차는 칼이나, 행렬에 앞세우는 깃발에도 매듭이 사용되었다.
4. 악기 : 박, 북, 가여금, 의식행사에 쓰이는 악기애도 매듭을 사용하였다.
5. 스님 복장에도 사용된 매듭은 불화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매듭의 형태와 종류>
한국매듭의 특징은 두 가닥의 실을 엮고 조이는 과정에서 매듭의 형태가 이루어지고, 엮고 난 후 반드시 앞뒤가 동일한 형태로 이루어지며 매듭의 중앙에 우물정(井) 자가 생기는 것이 그 특징이다. 또한 매듭은 주체를 살리기 위한 보존 역할을 많이 하고, 횡적이기보다는 종적이다. 한국에 전래되고 있는 매듭은 그 종류가 30여종이 넘는다. 매듭은 각 형태에 따라 다른 명칭을 갖게 되는데 그 형태와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매듭의 명칭과 그 형태-
1. 도래매듭 2. 외도래매듭 3. 귀도래매듭 4. 생쪽매듭 5. 장고매듭 6. 국화매듭 7. 세벌국화매듭 8. 병아리매듭 9. 나비매듭 10. 거꾸로 나비매듭 11. 잠자리매듭 12. 연봉매듭 13. 가락지매듭 14. 안경매듭 15. 가지방석매듭 16. 가지방석 응용매듭 17. 엽전매듭 18. 석씨매듭 19. 동심결매듭 20. 매화매듭 21. 십일고매듭 22. 사색판매듭 23. 매미매듭 24. 딸기매듭
〈술의 종류〉
한국매듭은 매듭만으로도 한 작품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한 소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보조 역할을 많이 하는데 그것이 보석, 금, 은 같은 귀중한 것 일수도 있고 손으로 수를 놓아 만든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소재를 살리기 위해 매듭을 엮고 중간에 소재를 달거나 끼우고 다시 매듭을 한 다음 술을 달아 마무리 하는데 이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술의 역할이다.

가. 봉술
주로 노리개나 조바위, 수저집, 주머니 매듭에 단다.
쪻노리개술 : 길이는 20cm 둘레는 1.5cm 정도 되는 술을 2개, 3개를 끼워서 2봉술, 3봉술 한다.
쪻수저집술 : 길이는 8cm, 둘레는 0.7cm 정도 되는 봉술을 3, 5개 끼운다.
쪻조바위술 : 길이 4cm, 둘레는 0.5cm정도 되는 아주 작은 봉술로 조바위 앞 ,뒤에 앞에는 5개, 뒤에는 7개 를 달아 장식을 한다.
쪻딸기술 : 노리개, 유소등에 사용하는데 색동딸기술이라 하여 술을 꼴때 색색이를 섞어서 꼰술을 색동딸기술이라 한다.
쪻방망이술 : 의식용, 악기등

나. 낙지발술
노리개, 유소, 발걸이 등에 사용한다.
생쪽매듭 등 기본 매듭을 이용한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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