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4차산업] ⑤ 증강현실의 시대와 불교
[불교와 4차산업] ⑤ 증강현실의 시대와 불교
  • 현불뉴스
  • 승인 2018.03.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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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기반 ‘스페이스텔링’에 주목하라

 

가까운 미래에 홍길동은 딸과 함께 서울 근교의 사찰을 찾았다. 일주문을 지나 부도밭에 다다르자 ‘아빠 저게 뭐예요?’ ‘응 스님의 유골을 모신 부도라 한단다.’ ‘어느 스님의 부도예요?’ ‘글쎄…’

길동은 곧바로 스마트폰에 도움을 청한다. ‘동자야, 저 부도는 어떤 스님의 부도냐?’하고 묻자, 스마트폰에서 동자는 곧바로 ‘이 스님으로 말씀드리자면…’하면서 자세한 설명과 스님의 진영을 보여준다. 탑비를 비추자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한자로 된 비문이 바로 한글로 바뀌면서 스님께서 걸었던 행장과 교화의 발자취를 바로 보여준다. 아마도 멀지 않은 미래에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서 우리는 수많은 체험과 정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불교문화유산 정보 안내 활용

4차 산업혁명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벌어지고 있는 기술적 진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전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에 의해 대대적 개편이 광범위하게 이루지고, 생산, 관리, 지배구조 등 시스템 전반에 큰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오감의 확장은 물론 작업의 영역이 기계와 컴퓨팅 기술로 융합되어 다양한 기술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과 꿈[假]이 다양한 기기를 통해 오감으로 현실로 펼쳐지고[實] 현실과 상상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져 경험과 체험의 폭이 확장되고 있다. 혹자는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인해 인공지능과 합성생물학은 사이보그를 넘어 필연적으로 ‘포스트휴먼’의 도래라는 암울한 미래를 예고한다고 고개를 젓는다. 기계처럼 조작과 시술의 대상으로 전락될 인간 존엄의 아픔이 눈앞에 있다고 본다. 다른 측면에서는 장미빛 미래의 신세계를 맞아하라고 외친다.

기술적 환경 구축 선결과제
불교문화 콘텐츠 정리 나서야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더욱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왔다. 가상현실(VR)은 가상공간에서 디지털 세계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한다. 이를 위해 시야를 가상현실에 집중하도록 제작된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통해 현실세계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몰입감이 높다. 증강현실은 현실세계에 가상의 콘텐츠를 겹쳐서 기기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가능케 한다. 몰입도가 높지만 현실감은 떨어지는 가상현실과 다르게 증강현실은 보다 현실감이 높은 경험과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가상현실 ‘포켓몬GO’ 게임처럼 현실공간에서 우리의 감각과 인식을 확장함으로써 현실세계에서 경험할 수 없는 복합적인 상황을 체험하게 한다.

네트워크의 유무선 인터넷 시장을 선도해온 구글은 누구나 손쉽게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카드보드’라는 기기와 콘텐츠 어플리케이션의 인기를 누렸고 유튜브에 360°동영상 업로드가 가능하도록 지원하였으며, 2016년 5월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플랫폼 ‘데이드림(Daydream)’을 구축하였다. 페이스북은 2014년 HMD에 특화된 가상현실 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하여 ‘가상현실 소셜 플랫폼’으로 콘텐츠와 플랫폼, 디바이스를 선도해 가고 있다. 소니는 게임 중심의 콘텐츠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디바이스 시장의 석권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윈도 10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증강현실 헤드셋인 홀로렌즈(Hololens)를 공개하고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결합한 혼합현실을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Ⅹ을 야심차게 출시해 증강현실 플랫폼 ‘에이알킷(ARKit)’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스마트폰 너머의 세상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증강현실은 불교에게 무엇을 줄 수 있으며,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국립중앙박물관 금속공예실에서 마커인식 증강현실(Marker-based Augmented Reality) 기술을 통해 보여주듯이 스마트폰을 통해 유물을 촬영하면, 3D개체 마커로써 인식해서 가상문화유산 콘텐츠를 보여준다. 아울러 천흥사 종을 단순히 설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종소리까지 함께 들을 수 있다. 불교문화유산에 복합적인 정보를 구축하고 이를 연계해 보여주는 방식이 있다.

‘내 손 안의 궁’ 어플리케이션처럼 위치기반서비스(GIS)를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훼손되어 사라진 문화재를 스마트폰을 통해 복원해 불러올 수 있다. 더욱이 GPS기반의 해설사 캐릭터가 등장하여 문화재를 안내한다. 물론 스토리텔링을 통해 문화재와 궁과 같은 장소에 대한 정보와 주변 관광정보까지 제공한다.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사찰의 다양한 건축물에 담긴 의미와 정보, 현판, 주련, 비석 등과 같이 어려운 한자로 기록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과거 선조들의 그 마음에 한 발자욱 더 다가 설 수 있다. 거창하게 말하면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서 문화유산에 대한 향유와 접근의 기회를 증대하여 문화적 소양을 키우고 삶의 질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소박하게는 불교문화유산의 어렵고 깊은 뜻을 조금이나마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이러한 일들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술적 환경과 인프라가 정비되어야 한다. 관련 기술의 발전과 이러한 기술의 이용을 통해 복합적인 활용이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 조성이 선행되야 한다. 이전에 ICT 산업 생태계는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 가치사슬의 균형적 성장이 필수적이었다. 즉 과거 SKT, KT와 같은 네트워크 기업이 모바일 생태계의 강자였지만, 현재는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이 점차 주도권을 쥐고 있다. 운영체제(OS), 서비스 플랫폼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C-P-N-D 가치사슬은 선형적 관계가 아니라 복잡계 방식의 융합적 관계되고 있다. 이미 스마트 미디어의 발전을 등에 업은 오픈 소스 및 오픈 API의 제공 등으로 콘텐츠의 다변화와 디바이스의 발전으로 콘텐츠 창작과 오픈 플랫폼을 통해 직접 콘텐츠를 유통하는 시대가 되었다. 콘텐츠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는 물론 1인 기업의 등장과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의 확장과 다변화로 인한 융합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둘째는 매쉬업(융복합) 정보 구축이 필요하다. 즉 다양하고 서로 다른 데이터베이스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매쉬업 기능을 통하여 이미 다양한 기관에서 개발된 콘텐츠를 융복합적으로 연동하게 하자는 것이다. 문화재청의 문화유산정보, e뮤지엄, 민족문화대백과사전, 향토문화전자대전 등 국내 여러 문화유산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해 활용이 가능토록 협력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정보와 콘텐츠들은 반드시 시간정보, 공간정보, 인물정보, 주제정보 등 다양한 연관관계를 토대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공간 기반의 스페이스텔링(space+ telling)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한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서, 공간에 담겨진 이야기를 통해 공간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체험하고 새로운 기억을 통해 공간을 재창조하여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이끌 수 있다. 공간을 중심으로 시간-공간-인간-사건-체험 등 복합적인 정보를 구축하고 이를 주제별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축한다. 사찰, 불탑, 폐사지와 같이 불교문화유산이 자리하고 있는 특정 공간은 공간에 담긴 사건과 이야기, 의미들이 그 공간에 잠시나마 머물면서, 과거-현재-미래를 넘나들면서 상상력의 나래 위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었다가 풀려가는 등의 확장을 통해 무한히 변주할 수 있다.

넷째, 증강현실 기술은 가상현실과 함께 만나면서 지금은 사라져 멸실되고 없는 문화유산의 복원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황룡사지, 미륵사지와 같이 지금은 주춧돌만 남아 있는 폐사지 에서 디지털 복원을 통해 재현된 황룡사구층탑과 황룡사 금당, 강당을 체험하게 해줄 것이다. 아울러 반쪽만 남아있는 미륵사지탑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 더욱이 가람배치를 자유자재로 해보면서 나만의 불사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기존의 다양한 기록문화유산의 재가공을 통한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확장을 준비해야 한다. 기존의 불교기록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목적이었다. 특히 한글대장경과 같은 경우는 경전의 열람과 검색 서비스에 머물러 있다. 한글대장경의 다양한 경전의 윤문, 각색을 통한 주제, 사건, 공간 등의 분류와 정리를 통해 이야기 소재를 발굴해 활용하도록 한다. 전국의 각 사찰과 지역의 불교설화와 전설을 담아 스토리뱅크로 구축해 다양하게 이야기의 확대 및 재생산 하여 다양한 창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사찰 관련 설화, 전설 이야기 소재는 반드시 몇 가지 활용의 유형별로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연계하도록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을 볼 때 반드시 인간과 사회 그리고 우리의 욕망과 사회적 합의를 통한 새로운 문명의 성찰과 가능성으로 시작해야 한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이 어떻게 쓰여지고, 이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담론과 아울러 다양한 상황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눈길에서 지혜가 손끝에서 자비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소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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