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은 관계의 반복입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시작하여 가족, 친지, 그리고 수없이 많은 이웃과 자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관계의 윤회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 사람은 철저히 혼자이면서도 이웃과 함께 해야만 하는 상호의존적 존재입니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에서 주인공 척 놀랜드(톰 행크스)는 비행기 사고로 조난당해 무인도에서 힘겨운 4년을 보내고 구사일생으로 고향에 돌아옵니다.
그는 무인도에서 약혼녀 캘리의 사진이 들어 있는 목걸이를 볼 때마다 살아야 한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관계의 힘입니다.

* 가족과 친지 이웃이 없으면 우리는 누구와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요.
이웃이 있어야 자비심도 생기고 이웃이 있어야 사랑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존재의미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웃과의 관계가 소원(疏遠)하거나 진정성이 없거나 불편하면 무인도에서 사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관계. 그림 조향숙

* 관계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이며 행복의 요인입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 연구팀은 1938년부터 72년 동안 724명의 남성 인생을 추적 연구했습니다. 연구대상은 두 개의 집단이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2학년 학생 268명과 보스턴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태어난 소년 456명이었습니다. 연구팀은 해마다 그들의 직업과 가정생활, 건강 상태를 설문조사하였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도 법칙이 있을까?’
수만 페이지의 빅데이터에서 얻은 분명한 메시지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라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관계’가 사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가족, 친구, 공동체와 사회적 연결이 긴밀할수록 더 행복하고 건강하며 오래산다. 고독은 매우 해롭다. 관계는 숫자보다 질이 중요하다. 갈등관계는 오히려 해롭다.”
하버드 대학교 인간성장 보고서 〈행복의 조건〉은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에 번역 출간됐습니다.
 
* 탐욕, 인색, 분노, 저항같은 부정적 감정은 관계를 불편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관계가 불편할 때 그 자리는 지옥입니다. 지옥에서 빠져나오세요. 어렵지 않습니다. 무엇이든지 나누고, 나를 내세워 저항하지 않으면 관계가 원만하고 아름다워집니다. 지옥이 극락으로 바뀝니다.
 
* 잡아함경에 의하면 두개의 갈대단이 서로 의지하고 서있듯 삼라만상 두두물물(森羅萬象 頭頭物物)은 상의상존(相依相存)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람은 이웃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때 삶의 뜰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습니다.
서로 의지하고 서로 돕는 상의상자(相依相資) 관계 속에서 활짝 웃는 행복의 꽃들이 피어납니다. 그 화엄의 꽃장엄은 연화장세계이며 광명의 극치입니다.
원만한 관계, 아름다운 관계는 바라밀수행(육바라밀, 십바라밀)의 첫 덕목 ‘보시’에서 시작됩니다.
이 모든 말씀은 불법에서 가장 으뜸인 연기(緣起)의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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