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대중교통 수단이다. 1호선부터 9호선, 그리고 각종 지선까지 355개의 역이 존재한다. 이들 역명들은 대부분 지역명이나 대표 시설들을 특정에 지어진 것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불교 관련 지명들도 상당수다. 서울역사편찬연구원은 최근 지하철역명의 유래와 역사를 다룬 <지하철을 탄 서울史>를 발간했다. 이를 바탕으로 불교 관련 지하철역명을 정리했다.  


종로3가역- 탑골공원
종로3가역 5번 출구로 나오면 탑골공원으로 갈 수 있다. ‘탑골’은 ‘탑이 있는 마을’을 뜻하며, 이는 세조가 세운 ‘원각사 10층석탑(국보 제2호)’에서 유래가 됐다. 또한 3.1운동의 시발지였던 탑골공원에는 만해 스님 기념비도 세워져 있다.

청량리역- 청량사
청량은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청량산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청량리는 이곳에 있는 청량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여러 역사 기록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청량사는 제법 사격이 있었던 고찰로 보인다. 실제 <세종실록>에는 태조의 공신들이 주상의 탄신일에 장수를 기원하는 축수재를 열자고 의견을 모은 기록이 있다.

망월사 -망월사역
망월사는 한양 사람들이 정월의 만월을 보는 사찰로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 선덕여왕 8년(639) 해호 스님이 왕실 융성을 발원하며 창건했다. 신라 월성을 바라보며 기원해 ‘망월’이라고 한다.

회룡사- 회룡역
회룡은 ‘왕이 돌아왔다’는 의미다. 회룡사는 681년 의상 대사가 창건한 법성사가 시초이며,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정도전의 시기를 피해 숨은 곳이기도 하다. 1403년 태조 이성계가 이곳을 찾아 중창한 뒤 이름을 회룡사로 고쳤다.

한양대역- 사근사
한양대역 주변 지역명은 사근동으로, 청계천변 모래가 쌓여진 마을이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사근’이라는 지명는 한양대 축구장 자리에 있던 ‘사근사’라는 사찰에서 유래했다.

안국역- 인사동·조계사
안국역에 내리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인사동은 1914년 기존의 관인방(寬仁坊)과 대사동(大寺洞)을 합쳐 만든 지명이다. 대사동은 원각사에서 유래한 큰 절골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불광역- 불광사
불광역과 이곳 지역명인 불광동은 불광사라는 사찰서 명칭이 유래됐다. 1914년 경기도 고양군 은평면 불광리로 주소화 됐으며, 해방 후인 1949년 서울 서대문구 불광동으로 변경됐다.

구파발역- 진관사
불광역서 두 역을 더 가면 구파발역이다. 이 일대를 진관동이라 하는데 이는 진관사에서 유래됐다. 진관사는 고려 현종이 즉위 전 자신을 불단 밑에 숨겨 목숨을 구해준 진관 대사를 위해 지어준 사찰이다.

새절역- 신사동
새절역은 은평구 신사동(新寺洞)의 순수한 우리말인 새절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서울에만 신사동이 강남과 관악 등 3곳이 있는데, 나머지 2곳은 불교와 관련이 없는 지명들이다. 강남 신사동은 새말과 사평리의 합성이며, 관악 신사동은 신림4동의 준말이다.

보문역- 보문사
보문역과 보문동은 보문사에서 유래됐다. 보문사는 미타사, 청량사와 함께 사승방으로 불렸다. 현재는 비구니 종단인 대한불교보문종의 총본산이다. 대웅전 영산회상도와 신중도 등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천왕역- 천왕사
천왕역이 있는 구로구 천왕동은 천왕사에서 비롯된 지명이다. 애초에는 천왕(天王)이었지만 일제강점기 때 ‘임금 왕(王)’대신 ‘왕성할 왕(旺)’으로 바꿨다. 천왕사는 인근 굴봉산이 있었는데 이곳 봉우리 명칭은 염주봉〈사진〉이다.

암사역 -암사
암사역이 있는 암사동(岩寺洞)은 ‘바위 위의 절’에서 나온 명칭이다. 이 사찰은 백제시대의 절인 백중사에서 기원한다고 전해지며, 9개의 사찰이 있어 구암사(九岩寺)라고 했다. 암사동에는 부처고개가 있는데 여기의 석불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이 가져갔다.

봉은사역
새로 만들어진 9호선에는 아예 사찰이 역명인 ‘봉은사역’이 있다. 강남 지역 도심사찰을 대표하는 봉은사는 794년 연회국사가 세운 경성사가 전신이다. 이후 1498년 성종 계비 정현왕후가 선릉의 재궁으로 절을 중창하면서 봉은사라 칭하게 됐다. 임진왜란 때 전소됐으나 벽암 각성에 의해 1637년 중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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