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봄소식만큼 반갑다.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에 비로소 따뜻한 봄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특별사절단은 35일부터 6일까지 방북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났고, 4월 중 정상회담이라는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가져왔다.

지난 10년 동안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불교계의 통일단체들은 긴 빙하기 속에서 숨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남북 정상회담 계획이 발표되자 불교계 통일단체들은 사업 재개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는 부처님오신날 남북 교차방문을 비롯해 신계사 11주년 복원기념 남북합동법회 봉행, 신계사 정밀진단 및 보수공사 등을 계획 중이며, 천태종은 개성 영통사 보수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남북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나섰다고 한다.

현재 대북교류사업은 정부보다는 민간, 특히 종교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교계는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교류 사업들을 준비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남북 관계가 경색돼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문화·문화유산 사업들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에는 남·북한 불교계가 동시에 연등회를 즐길 수 있기를, 금강산 신계사와 개성 영통사에 다시 목탁소리가 들리길. 남북 종교인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3.1운동 100주년 사업을 준비하길. 이런 바람이 현실로 다가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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