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수명보다 내 수명 더 중요한가’ 설문에
스님 72% 무종교인 31% “그렇다”

불자들이 타종교인들에 비해 죽음에 대한 공포가 많고, 이기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빅 싱크228일 불교를 종교로 삼는 불자들이 다른 종교인들보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이기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흔히 생사(生死)초월과 무아(無我)에 대해 깊이 탐색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불자들이기에 더욱 충격적인 연구결과라고 보도했다.

'빅 싱크가 인용한 연구결과는 1월 미국 아리조나 대학 션 니콜라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인지과학>에 발표한 논문사진서 발췌했다. 연구팀은 각 종교인들을 대상으로 죽음과 이타성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조사 전 불자들이 가장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이타성이 강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불교학자 30인에게 불교교의에 따른 이상적인 답변을 미리 자문받은 상태였다.

조사는 서면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었다. 특히 불교도들을 대상으로 한 질문은 남인도의 빌라쿠피(Bylakuppe)와 문고드(Mungod)의 티베트인 망명촌의 일반 재가자와 출가자 수백여 명을 중심으로 서면조사가 진행되었다.

질문 중에 하나였던 자기 자신은 연속성과 영속성을 가지는가?”라는 질문에서는 사전에 예상한 대로 불교 출가자들의 대답이 가장 부정적이었고, 서양의 경우 종교의 유무를 떠나 연속성을 믿는다는 사람이 대다수였으며, 특히 미국에서 그러한 경향이 강했다. 그 외의 그룹에선 절반씩 긍정과 부정을 밝혔다.

그런데 죽음과 자신의 소멸에 대한 공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연구팀은 놀랍게도 불교도, 그것도 출가자들이 가장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설과 이에 대한 훈련이 가장 강할 것이라 예상되었던 그룹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어서 이타성을 조사하기 위한 질문이었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약이 있다. 자신이 쓰면 반년의 수명이 늘지만, 타인에게 쓰면 그 사람의 수명이 5년이 늘어난다. 자신에게 쓰겠는가? 타인에게 쓰겠는가?”라는 질문에서 72%의 불교승려들은 자신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는 종교가 없는 미국인들의 대답(31.2%)의 두 배가 넘는 응답이다. 공동연구자였던 펜실베니아 대학의 니나 스트로밍거 박사는 지금까지의 연구 경험상 가장 예상을 어긋난 결과라며 연구팀이 받은 충격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 모순에 대하여 불교는 죽음을 통해 반열반(般涅槃)을 성취한다는 점에서, 영혼의 영속성을 주장하는 그리스도교 보다 자신의 소실에 대한 감각을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육신을 신기루와 같다고 믿고, 수행한다고 하여도 실질적으로 익히는 것은 어려운 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하여 결과를 보도한 빅 싱크연구자들은 실험에 참가한 출가자들의 수행경력과 수행의 심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로 실험을 진행하였다고 지적하며 명상에 숙련된 출가자나, 교학을 심도 있게 수학한 출가자들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를 진행해 볼 것을 제안했다. 또 지난 2일 일본의 종교관련 인터넷 매체 토카나역시 본 결과를 보도하며 불교의 교리에서 먼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다면 해탈이나 열반을 구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교리적인 측면에서 반박하면서 본 조사결과는 종교적인 교의적 바탕을 깊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출가자가 이기적이라는 결과에 대해선 불교에선 분명히 자기희생을 강조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승려가 이타적일 수는 없으며, 오히려 스스로 이기적인 것을 알고 솔직히 대답한 것이 출가자로서 옳은 자세라고 꼬집었다.

연구자들이 예상외의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고 강조해서 밝힌 것은 불교의 승려는 무아에 통달한 이타적인 성인군자라고 오리엔탈리즘 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연구에 임했다는 반증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아직 본 연구결과에 대하여 불교계에서의 반박이나, 뒤따르는 학술적 연구는 발표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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