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벳푸 사찰, 원천 끌어 탕으로 목욕보시

일본에서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 벳푸(別部)에 소재한 사찰 쵸센지(長泉寺)사진. 최근 경내의 작은 온천탕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31일 일본의 오리콘 뉴스가 전했다.

특색 있는 7곳의 원천을 관광하는 코스인 지옥순례는 일본 국내외에서 유명한 관광코스로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그중에서 간헐천으로 유명한 타츠마키 지옥의 물을 끌어와 탕을 만든 쵸센지는 자그마치 9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이다. 본래는 지금의 소재지 보다 좀 더 위의 산에 있었지만 여러 차례 전쟁과 재난으로 현재지로 옮겨왔다.

온천이 경내에 생기게 된 것은 약 50년 전 전대 주지스님 대의 일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던 공동온천이 관리인의 사정으로 폐업하게 되자 절에서 주민들을 위해 사업을 이어 받으면서 욕탕을 경내에 세우게 된 것. 주지 아키노리 스님은 절 인근의 병원에서 참배하러온 환자분이 절에 온천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라고 말하는 걸 듣고 온천을 하기로 결심다고 말했다.

욕탕의 위치를 이전하면서 본래 원천을 끌어 올 수 없었기에 절 인근의 타츠마키 지옥의 물을 끌어와 온천이 생겼다고 한다. 욕탕의 욕조는 모두 절의 대중들이 손수 만들고 욕탕의 이름을 야쿠시노 유(藥師)’라고 붙였다. 절의 본존인 약사여래의 가피로 탕에 들어간 모든 이가 건강하길 기원하는 이름이다.

탕에 들어갈 땐 주지스님이나 욕탕의 청소를 맡은 소임자에게 탕을 쓰겠다고 말하고 이름과 주소지를 방명록에 쓴 후 알아서 보시금을 내면 된다. 입욕료는 무료이지만 자유롭게 보시금을 받는 것은 탕을 처음 만든 이래로 내려온 전통이다.

대중 스님들이 손수 설계하고 만든 작은 온천탕이라 샤워시설도, 수도꼭지도 없는 작은 탕. 욕탕도 하나뿐이라 사용 시엔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탕에 들어가야 한다. 게다가 원천을 그대로 끌어와 쓰는 것이라 계절과 그날의 날씨에 따라 탕의 온도도 자주 변한다. 따로 냉수를 연결해 두지 않았기에 탕이 뜨거우면 대야에 탕의 물을 받아 식혀서 다시 탕에 부어 식혀야 하는 등 여간 불편한 게 아니지만 유명한 원천에 직접 몸을 담글 수 있다는 점에 입소문이 나고 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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