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신임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원택 스님

“본부장 소임을 맡자마자 마침 대북특사단이 좋은 결과물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결과를 보면 남북교류가 이제는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남북 평화를 위해서라도 불교계가 활발한 교류를 펼쳐 뒷받침할 때입니다.”

한동안 공석이었던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에 원택 스님(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이 3월 6일 임명됐다. 원택 스님은 본지 인터뷰서 몇 년간 단절된 남북교류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에 불교계가 이바지할 것을 강조했다.

신임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원택 스님

 

정부차원 접근 중요하지만
이후 민간교류가 핵심과제
자유왕래 될 때까지 최선

원택 스님은 “남북관계 개선은 정상회담을 비롯한 정부차원 접근이 가장 중요하지만 물꼬를 튼 이후부터는 민간교류가 더욱 중요해진다. 그 중에서도 종교는 인도적, 문화적 차원의 교류라는 점에서 최우선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불교계 교류가 깊어져야 남북이 더욱 평화로울 수 있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불교문화의 공통점을 갖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민추본이 추진하는 부처님오신날 남북대표단 교차방문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 등을 통해 남북 자유왕래가 가능해지길 기원했다.

원택 스님은 “지금 세대는 전쟁의 아픔을 잊은, 그리고 잊어야 하는 손자세대다. 이들이 아픔을 느끼지 않게 하려면 당시의 아픔을 기억하는 어른세대가 나서 평화를 위해 힘써야 한다”면서 “개개인이 단순히 좋지 않은 감정만으로 북한을 대하면 국가가 추구하는 평화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곳곳에서 이끌어가는 대북사업에 힘을 보태고 관심을 가져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또한 민추본의 각종 대북사업과 인도적 지원 등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그간 복잡한 정세에도 열심히 달려왔다. 이제는 사업을 살찌우고, 발전시켜 종도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열린 마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편협된 사고에 갇히지 않고 남북이 통합으로 용인하는 불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보며 감명 받았다는 원택 스님은 “선수들이 헤어질 때 흘린 눈물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바로 우리 민족의 모습이었다”며 “그동안 3.8선 너머로 손가락질하며 켜켜이 쌓인 감정에 서로 형제, 자매였다는 것을 잊었다.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 역시 마음을 열고 자유왕래가 가능해질 때까지 큰마음을 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을 은사로 1972년 수계(사미계)했다. 조계종 총무부장, 제10·13대 중앙종회의원, 겁외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성철 스님 선양사업을 펼치는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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