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백담사 동안거 해제법회서 무산 스님 법문

한철 보낸 자승 스님
"입 떼는것이 허물" 禪화두로 소회 밝혀

백담사서 열린 정유년 동안거 해제 법회에 참석한 자승 스님(사진 왼쪽)과 무산 스님

청법의 예를 갖춘 대중의 삼배가 끝나자 법상에 오른 조계종립 기본선원 조실이자 설악산 신흥사 조실 설악 무산 선사는 준비해 온 안심법문(安心法門)을 시작했다.

“지금부터 무문관 41칙 달마 안심법문을 읽겠습니다. 달마대사가 면벽(面壁) 하고 있을 때였다. 혜가는 눈 속에 서서 팔을 자르고 이렇게 말했다. 제자의 마음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스님께서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십시오. 달마대사가 말했다. 네 마음을 가져오면 내가 너를 편안하게 해 주리라. 혜가가 다시 말했다. 제 마음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에 달마대사는 내가 벌써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법문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정확히 1분 30초 였다. 이번에도 지난해 하안거 해제 법문 때와 마찬가지로 헛공부 하지말라는 촌철살인의 큰 울림을 대중들에게 전했다. 무산 스님의 안거 법문은 해마다 화제가 됐다. 과거에는 세상과 현실에 대한 지혜를 직설화법으로 쏟아냈다. 하지만 세간의 주목을 부담스러워 한 스님은 3년 전부터 조계종 종정 스님의 안거 법어를 대독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지난 하안거 해제 때 처음으로 1분도 안되는 간결한 '이심전심' 법문을 통해 다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무산 스님은 짧은 법문을 통해 큰 울림을 대중들에게 전했다.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3월 1일 오전 10시 강원도 인제 설악산 백담사는 정유년 동안거 해제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동안거에는 종립기본선원 56명, 백담사 무문관 12명, 신흥사 향성선원 12명 등 총 80명의 수좌 스님들이 방부를 들이고 정진했다. 이중에는 퇴임 후 곧바로 무문관에 방부를 들인 前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해제법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자승 스님에게 무문관서 보낸 소감을 묻자 “안거 기간 동안 묵언 수행을 해 입을 떼기가 어렵다”며 “입을 여는 것 자체가 바로 허물”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봉정당에서 기자들과 담소를 나누는 오현 스님(사진 오른쪽)과 자승 스님

해제 법회가 끝난 직후 백담사 경내 봉정당에서 자승 스님과 자리를 같이 한 무산 스님은 “자승 스님의 몸무게가 12kg이나 빠진 걸로 안다. 그만큼 열심히 수행한 것이 아닌가”라며 웃으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자승 스님의 측근에 따르면 “방부들인 초기에는 하루 한 번 일종식 공양을 했지만, 그마저도 차차 줄여 밥 반 공기와 야채 만으로, 이후에는 밥 반 공기도 점심과 저녁에 반씩 나눠먹으며 수행을 하신걸로 안다”고 귀뜸했다.

이번 동안거에는 종립기본선원 56명, 백담사 무문관 12명, 신흥사 향성선원 12명 등 총 80명의 수좌 스님들이 방부를 들였다.

인제 백담사=김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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