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身徧滿盡法界(불신변만진법계)하니 有情衆生無不親(유정중생무불친)이로다.
靑山綠水說無生(청산록수설무생)하고 鶯音鷰語轉妙法(앵음연어전묘법)이로다.

불신이 온 법계 두루 가득하니 유정중생이 친하지 아니함이 없도다. 청산과 록수는 무생법문을 설하고 꾀꼬리 소리와 제비소리는 묘법을 전하는도다.

敢問大衆(감문대중)하노니 古人(고인)이 云(운) 佛身充滿法界(불신충만법계)라 하니 具眼衲僧(구안납승)은 且道(차도)하라. 還見佛眞身麽(환견불진신마)아? 良久(양구)에 “一喝(일할)”云(운) 眼橫鼻直(안횡비직)하니 全(전) 機全彰(기전창)이로다.

감히 대중에게 묻노니 고인이 이르되 불신이 법계에 충만하다하니 안목을 갖춘 납승은 일러보아라. 도리어 부처님 진신을 보았는가? 잠깐 있다가 “할”을 한번 하고 이르시되 눈은 옆으로 붙고 코는 바로 붙었으니 모든 기틀이 다 드러났도다.

昔(석)에 巖頭和尙(암두화상)이 在漢陽(재한양)하야 作渡子(작도자)하니 兩岸(양안)에 各懸木板(각현목판)하고 欲渡者(욕도자)는 扣板一下(구판일하)하니라.

一日(일일)에 一老婆(일노파)가 抱一孩兒(포이해아)하고 扣(구) 板索渡(판색도)어늘 師於草舍中(사어초사중)에 舞棹而出(무도이출)하니 婆便問(파변문)하되 執棹舞(집도무)는 卽且止(즉차지)고 且道(차도)하라. 我手中一子(아수중일자)가 甚處得來(삼처득래)오!

師以棹便打(사이도편타)한대 婆曰(파왈) 我生七子(아생칠자)에 六子(육자)는 不遇知音(불우지음)이러니 只這(지자) 一箇(일개)도 亦不得(역부득)이라 하고 抱兒投水中(포아투수중)하니라.

옛적에 암두화상이 한양에 있을 때 뱃사공을 하고 있었는데 양쪽 언덕에 목판을 하나씩 달아놓고 건너고져 하는 이는 이판을 치게 했다.

하루는 한 노파가 아기를 하나 안고 와서 목판을 치며 사공을 찾거늘 암두 스님이 노를 들고 춤을 추며 나오니 노파가 문득 묻되 노를 들고 춤추는 것은 그만 두고 말해보시오 내 손에 있는 아기는 어디서 왔습니까? 하였다. 이에 암두 스님이 노로써 한 대 치니 노파가 말하되 내가 일곱 아들을 낳아서 여섯 놈은 지음(知音)을 만나지 못했는데 이것 하나마저도 또한 얻지 못하겠구나! 하고는 아기를 강물에 던져버렸다.

海印信(해인신)이 頌曰(송왈)

해인신이 송해 이르되

買賣交關直須當價(매매교관즉수당가)어니와 若少分文便遭行罵(약소분문변조행매)하리라.

忽行罵(홀행매)여 遠近聞之(원근문지) 成話杷(성화파)로다.

사고팔고 흥정할 때 값이 서로 맞아야지 만약 몇푼이 모자라도 욕을 먹게 되리라. 어쩌다가 갑자기 욕을 먹게 될 때에는 원근에서 듣게 되면 얘기거리 삼게 된다.

我若當時(아약당시)면 受抱兒稱云(수포아칭운)하되 爾便毘盧遮那來麽(이변비로자나래마)아 爾便盧舍那(이변노사나) 來麽(래마)아 爾便悉達多來麽(이변실달다래마)아 明月淸風自去來(명월청풍자거래)로다. 任運騰騰貴童(임운등등귀동) 子(자)야하고 戱弄(희롱)하면 老婆不笑而奈何(노파불소이나하)리요.

내가 만약 그때를 당했다면 아기를 받아 안고 이르되 네가 바로 비로자나가 온 것이냐? 노사나가 온 것이냐? 네가 바로 실달다가 온 것이냐?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이 저절로 오고가네! 운에 맡겨 더등실 귀동자야! 하고 어르면 노파가 웃지 않고 어찌하리요!

頌曰(송왈)

게송으로 이르시되

親子棄江爭不悽(친자기강쟁불처)리오 老婆心切彼無翳(노파심절피무예)로다.

莫賺舞掉虛過歲(막잠무도허과세)하고 雲山海月任意棲(운산해월임의서)로다.

친아들을 강에 버리고 어찌 슬프지 않으리요. 노파심이 간절하니 거기에는 허물이 없도다.

노를 잡고 춤추면서 허송세월 하지 말고 운산과 해월이 마음대로 오고감에 맡길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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