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불교계, 불자회 창립 돕고 차 명상 수업도

부산남부경찰서 법우회 창립법회 모습.

국가와 지역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과 소방관들은 여러 사고 후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아도 호소할 곳이 없다. 신경정신과를 방문하거나 상담치료를 받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빡빡한 일과로 시간을 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에 부산 불교계가 지친 경찰과 소방관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어 사회적 귀감이 되고 있다.

먼저 부산남구불교연합회 경승 스님들은 부산남부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과 직원들을 위해 불자 법우회(회장 이현규)를 창립했다. 이는 지난 3년간 지원 스님(문수사 주지)과 화랑 스님(동명불원 주지), 호명 스님(무문홍법사 주지), 능후 스님(대원정사 주지) 등 경승 스님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물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악조건 속 근무하는 직업
정서적 안정부터 우선돼야
스님들 의기투합해 지원
위문품 전달해 격려하기도

부산남부경찰서 법우회는 2월 21일 문수사 대웅전에서 창립법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서 남구불교연합회 사무총장 호명 스님은 “3년 동안 지속적으로 면담을 요청하고 청장을 비롯해 간부를 만나 설득했다”고 창립과정을 보고한 뒤 “법우회 활동을 통해 앞으로 부처님 말씀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힘들 때 서로를 위한 의지처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현규 법우회장은 “부처님이 중생을 보듬듯 시민들과 함께 하고 불자경찰로서 정진해 나갈 것”이라며 “스님들의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창립법회에는 부산지방경찰청 경승실장 경선 스님, 前포교원장 혜총 스님을 비롯해 남부경찰서 경승실장 지원 스님과 경승 스님들이 참석해 격려했으며, 이흥우 남부경찰서장과 경찰 간부, 신도 등 100여 명이 동참했다.

2017년 4월 기장차문화대학에서 선차를 배운 기장소방서 김한효 서장 외 6명이 ‘향기입차다법’을 선보이는 모습. 현대불교 자료사진

(사)향기로운문화동행 기장차문화대학(학장 보혜)은 선차 명상을 경찰과 소방관을 대상으로 직접 지도했다. 기장차문화대학은 2015년 12월 29일 기장경찰서 경찰관 29명, 기장군민 12명을 시작으로 제1기 차문화대학을 개강했고, 2017년 3월에는 기장소방서 소방관을 대상으로 차 수업을 이어갔다.

선차 명상을 경험한 경찰과 소방관들은 “긴장의 연속인 현장에서 활동하는데 차 한 잔과 명상은 마음에 힐링과 여유를 줬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경찰과 소방관을 대상으로 차 수업을 진행한 원동력은 당시 기장차문화대학 초대학장이자 기장경찰서 경승실장이었던 정오 스님과 보혜 스님의 노력이 맺은 결과다.

기장경찰서 경승실장 정오 스님은 “당시 불자였던 청장님의 도움도 컸고, 부산차인연합회장으로 활동하며 다인으로 차에 조예가 깊은 보혜 스님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경승으로서 경찰을 위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학장 보혜 스님은 “경찰과 소방관들이 차 수업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앞으로는 기장지역주민을 위한 힐링 차로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천불정사 금정구 소방서 방문 모습.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천불정사(주지 고담)는 금정경찰서 경찰관과 지역 지구대 대원을 위해 점심 공양을 사찰에서 제공하며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 또 지난해 12월 14일에는 49일 수자재 기도정진을 마치고 부산 금정구 소방서를 방문해 컵라면, 초코파이 등 100만원 상당의 간식 위문품을 전달했다.

주지 고담 스님은 “포교를 넘어서 그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며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경찰서에서 진행해온 동지 팥죽 나눔을 멈춘 상태라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고 관심과 격려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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