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교직원들 발견… ‘제2 땅밟기 사태’ 우려

동국대 팔정도 광장에 있는 코끼리 상 앞 눈밭에 그려진 십자가 낙서의 모습. 현재는 지워진 상황이다. 새 학기를 앞두고 과도한 전도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벽에 내린 눈으로 설국이 된 동국대. 오전 동국대 교법사 진우 스님은 학교 중심에 있는 부처님 상을 청소하기 위해 팔정도 광장에 갔다. 그곳에서 스님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는 광경을 봤다.
보현보살을 상징하는 코끼리상 앞 눈밭에 교회와 십자가를 상징하는 낙서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나가고 있던 교직원들도 우선적으로 십자가 낙서를 촬영했고, 스님은 서둘러 십자가 낙서를 지웠다.

새 학기를 앞둔 동국대에 다시 십자가 낙서가 등장해 문제가 되고 있다. 다시 과도한 캠퍼스 전도가 시작되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동국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낙서가 발견된 시간은 대략 오전 8시 30~40분 경. 낙서를 확인한 교법사 진우 스님과 동국대 교직원들은 낙서에 대한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지웠다.

본지가 입수한 사진에 따르면, 단순한 낙서라기보다는 정밀하게 눈밭을 밟아 교회로 추정되는 건물과 십자가를 그려낸 것이 확인된다. 의도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진우 스님은 “팔정도 광장의 십자가 낙서를 보고 황망했다”면서 “코끼리는 보현보살의 상징이다. 앞에 보현보살상이라는 표지도 있다. 그런 곳에 그린 십자가 낙서는 불교를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냥 그린 것이 아니라 아주 꼼꼼하게 발자국 내서 십자가를 그려냈다. 개신교도들의 땅밟기가 의심된다”면서 “곧 있으면 새학기가 시작되는 데 과도한 캠퍼스 전도가 동국대에서 이뤄질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동국대가 일부 개신교도들의 과도한 전도 행위로 몸살을 앓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1년에는 개신교도들의 과도한 선교 행위가 문제가 돼 정각원에서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학교 홈페이지에 문제 사례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문제가 된 선교행위는 팔정도 불상에 페인트로 십자가를 그리고 ‘오직 예수’를 쓴 행위부터 밤에 팔정도 광장서 예배·정각원 법당에 대소변 배설·입시 시험장에 무단 침입해 선교 포스터 부착 등 그 수위가 매우 높았다.

이번 십자가 낙서에 대해 동국대 관계자는 “새 학기를 앞두고 교내 팔정도 광장 십자가 낙서를 그린 것은 불교종립 동국대를 땅밟기 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 최근에도 교내서 버젓이 예배를 본 것처럼 불교종립대학의 건학이념을 해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철저히 조사해서 진상을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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