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 스님의 ‘대행 관법 연구’·이상호의 ‘생수선 정립 방안 연구’

동국대 등 대학 졸업식이 잇달아 개최됐다. 이를 통해 불교 관련 박사들이 배출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동국대에서만 13명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올해 상반기 박사 학위 논문 중 주목할 만한 논문들을 선별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대행선사 관법 총체적 연구 담다
청강 스님 박사 학위 논문 ‘대행 관법 연구’

한마음선원 창건주 묘공당 대행 선사(1927~2012)의 ‘한마음 주인공 관법’을 수행론적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분석한 박사학위 논문이 나왔다.

청강 스님은 ‘대행의 관법(觀法)에 관한 연구(이하 대행 관법 연구)’로 동국대서 2018년도 상반기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간 대행 선사 관련 학위 논문은 석사 4편, 박사 2편이었으며, 청강 스님의 논문으로 총 7편이 됐다.

대행선사 관련 7번째 학위논문
선사 사상 수행론 관점서 분석
‘일상서 가능한 실천수행법’ 특징
관법 활동·현대적 의의도 살펴


청강 스님의 ‘대행 관법 연구’는 대행 선사의 행적부터 관법의 정의와 원리, 수행론 분석, 활용까지 총체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히 대행 선사의 관법 사상을 기존 불교사상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청강 스님은 “대행 선사는 ‘나의 불성이나 석가모니 부처님의 불성이나 역대 조사들의 불성이나 불성은 똑같다’고 설했다”면서 “이처럼 대행 선사는 우리들 자신이 본래 부처라는 것과 제불조사들과 다르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선사의 사상은 대승불교의 본래성불사상과 일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강 스님은 대행 선사가 제시한 관법에 대한 정의를 ‘본래성불 사상에 입각하여 주인공과 내가 둘이 아님을 철저히 믿고 놓아, 모든 것을 지켜보는 수행을 하는 한편 증명관을 통하여 자성발견 후 보림 과정 속에서 자리이타의 보살행을 통해 둘 아닌 도리를 실천하면서 최후에 구경경지에 이르러 한생각으로 중생들이 요구에 응해주면서 보살행을 실천하는 것’라고 제시한다.

그러면서 “관법의 철학적 기초이자 선리(禪理)로는 ‘한마음·주인공·오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서 “관법의 선행(禪行)을 통하여 한마음 등의 선리를 체득하는 것이 선사가 제시하는 선사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행 선사의 관법 원리에 대해 청강 스님은 “<대승기신론>에서 ‘일체진여의 평등함’, ‘여래장의 무량한 성공덕’, 그리고 ‘세간·출세간의 자비인과’가 누구에게나 있음을 강조하듯이 선사 역시 각자에게 삼성(三聖, 부처·문수·보현)의 작용이 갖춰져 있다고 설한다”면서 “선사는 이러한 원리를 한마음주인공, 한생각의 지혜, 그리고 나툼의 활용으로 구분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대행 선사가 제시한 관법수행은 무엇일까. 청강 스님은 ‘믿음·놓음·지켜봄(觀)’를 3요소를 바탕해 구체적인 수행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선사는 완전한 구경각을 이루기 위해서는 견성과 둘 아닌 도리, 그리고 나툼의 도리를 원돈(圓頓)·점차(漸次)적 방법을 동시에 제시하면서 근기에 맞게 가르쳤다”며 “천태와 보조의 경우 중생들의 근기를 고려해 원돈수행과 점차수행을 겸해 사용했던 것처럼 대행 선사의 경우도 이와 같다”고 강조했다.

대행 선사 관법의 현대적 의의를 분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청강 스님은 “선사의 관법은 기존의 불교 관법의 전통을 현대 한국불교에 생활화·현대화·과학화·세계화에 맞게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특히 현대에 맞게 이공학(理工學)적 원리로 관법을 설명해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인문·이공학의 융합을 요구하는 현 시대에 상호 학문을 연구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청강 스님은 대행 선사의 관법 특징으로 “‘일상생활에서 가능한 실천수행법’, ‘기복에서 벗어난 자력수행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간화선 대중화 방안 ‘生修不二禪’ 제언
이상호 박사 학위 논문 ‘생수선 정립 방안 연구’

현대 간화선 대중화 방안으로 ‘생수불이선(生修不二禪, 이하 생수선)’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제시됐다.

서강대 종교학과에서 올해 상반기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상호 씨는 박사 학위 논문 ‘의정의 이원화와 통합을 활용한 생수선 정립 방안 연구’를 통해 생활과 수행이 둘이 아니라는 ‘생수불이선’을 제시하며 “생수불이 사상을 통해 현대 한국불교계에 필요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생활과 수행이 둘 아님을
疑情 이원화·통합으로 증명
佛祖부터 현대 선지식까지
생수불이 사례 분석도 ‘눈길’


이 씨는 “생활과 수행 사이의 간격은 사실상 승속을 막론하고 누구나 부딪치는 문제”라며 “생활과 수행이 별개로 분리된 채 있다면 그 분리된 간격을 초월하기 위해 생활과 수행간의 긴강 관계가 남는다. 이를 초월하기 위해 생수선 정립 방안을 제시했다”고 연구 취지를 밝혔다.

논문에서 이 씨는 생수선 정립 방안을 수행법 형성 역사를 비롯해 수행심리적 관점, 선불교에서의 생수불이 사례 등을 통해 입증해 간다.

그는 선종 수행사 안에서 의정(疑情)의 이원화와 통합, 생활의 수행화, 매개 활용의 수행 방편 등 세 가지 요소들에 의해 수행법의 변증법적 전개 메커니즘이 형성됨을 제시하며, “이 메커니즘이 간화선 생성원리”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불교의 전통적 의정은 주체적 의정이었으나 간화선이 등장해 화두가 만들어지고 의도적 의정이 설정됐다. 이는 불교수행법의 획기적 전환”이라며 “현재 수행법의 사례를 살펴보면 두 의정의 통합적 입장이 나타난다. 두 의정의 통합은 결국 생수불이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씨는 생수불이의 실제 전통적 사례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탁발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남이 주는 음식으로만 생활하는 탁발에 대해 이 씨는 “석존의 존재 이유가 중생제도며, 그 실현은 몸소 낮추는데 있다는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불법의 근본진리를 바탕으로 하는 생활양식이자 동시에 수행방법인 생수불이를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적 사례로는 숭산·대행·종달·백봉 등의 현대 선지식의 수행법들을 꼽았다. 특히 대행 선사와 관련해 이 씨는 “대행 선사는 ‘주인공(主人公) 관법’이라는 독창적인 수행법을 제창하면서 뛰면서 생각하고, 생각면서 뛰는 생수불이를 주장했다”면서 “화두를 따로 설정하지 않고 각자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 그 자체를 바로 화두로 삼는 대행선은 전형적인 생수불이 사상”이라고 분석했다.

생수선의 방법론에 대해 이 씨는 △생활과 수행의 이원일체화 △동일한 출·재가 수행법을 꼽았다. 그러면서 “화두참구에 있어서는 기존 1700개 화두 외에도 생활 자체가 수행이므로 일상생활의 문제들도 모두 수행 매개가 될 수 있다”면서 “깨달음을 얻은 후에도 화두에 대한 활용적 측면에서 계속 수행할 수 있으며, 생활적인 면에서도 끊임없는 도전에 응하기 위한 수행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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