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비선이란 무엇인가? - 2) 깨달음 가는 地圖 명상 ③

꽃 피고 져도 허공은 그대로
본각 변하지 않음 깨닫게 해
집 나간 자식 비유한 명상에
그림 그리며 사유를 해보자

③어른 수준의 깨달음

◎ 좌종을 친다.

○ 집으로 돌아온 후 집안의 더러움을 청소한다. 그리고 집안의 대소사를 관장한다. 부정적인 번뇌의 잠재적 성향 때문에 법신이 완전하지 못하다. 계속 잠재적 성향으로 있는 번뇌를 선정을 통하여 공성의 지혜로 제거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다른 사람과 중생들에 대해서 지혜와 자비심으로 바라본다(대한다). 중생은 상호의존적 존재로 분리된 둘이 아니라는 공감의 자비와 공성의 평등지혜로써 계층 간의 차별, 성차별, 인종차별 등을 타파하고 고통 받는 중생을 돕고자 보리심을 실천한다.

즉, 어린아이 수준의 깨달음에서 벗어나는 ‘어른 수준의 깨달음’은 잘못 앎이라는 꿈속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어른 수준의 깨달음’은 밖으로 향하여 욕망대로 사는 것이 마치 여러 나라를 떠돌면서 겪은 고초를 괴로움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현실에 살고 있으며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이 꾸었던 꿈과 같음을 알아서 다른 사람들도 꿈속을 헤매는 것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사랑과 연민을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도와주고자 공감능력으로 계속 노력한다. 그 노력은 꿈속의 꿈에서는 깨어났으나 아직 꿈에서 덜 깬 줄 알고 스스로 머리를 움직이고 손을 흔들어 몸부림치며 완전히 깨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④구경의 깨달음

◎ 좌종을 친다.

○ 드디어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집나간 자신의 아들임을 얘기해 준다. 아들도 비로소 아버지임을 깨달아 알아보고 아버지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는다. 부자상봉은 본각과 시각이 만나는 것으로, 본각과 시각이 동일하며 구경각(究竟覺)임을 뜻한다. 어른 수준의 깨달음에서 벗어나는 ‘구경의 깨달음’에 대하여 〈대승기신론〉은 각심초기심무초상(覺心初起心無初相)으로 구경각을 설하고 있다. 꿈에서 깨어 꿈속의 인연을 되돌아보니 꿈속에서 여기저기 떠돌면서 고초를 당한 나의 몸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꿈을 꿀 때나 깨어났을 때나 자신은 고요히 평상(일여상, 一如床)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평상에서 한 발자국도 옮기지 않았음을 아는 것이다. 결국 깨달음은 본래 깨칠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본지풍광(本地風光) 아님이 없기 때문이다.

⑤중생구제

◎ 좌종을 친다.

○ 상속받은 재산을 오로지 지각 있는 존재들을 위해 베푼다. 아버지는 완전한 깨달음이며 상속받은 재산은 바로 자비심을 뿌리로 둔 보리심이다. 보리심이라는 재산을 중생에게 베풀어 생사에서 벗어나게 하는 실천은 자비심이다. 그래서 완전한 깨달음(아버지)은 오로지 중생(아들)을 위해 보리심을 일으켜 중생 구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깨달음의 목적이다. 깨달음은 반드시 이루어야할 법칙이다.

⑥地圖 명상하기 사유와 이해

◎ 좌종을 친다.

○ 자식이 집나가서 집으로 되돌아오는 것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해본다. 첫째, 마음의 본성은 심청정하여 생사가 없어 완전무결한데 어떻게 생사윤회의 세상으로 나가는 중생이 있을까? 둘째, 왜 가출했을까? 셋째, 어떻게 집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사유해 본다.

◎ 좌종을 친다.

○ 마음의 본성이며 일체 모든 것인 법계는 ‘집나간 자식의 비유’로서 어떤 뜻이 있을까?

①집을 나가서 밖으로 돌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반복하는 이치는 윤회의 뜻이 있으며 ②집에 도착하여 더 이상 집을 나가지 않는 것은 열반의 뜻이 있으며 ③열반과 윤회는 비롯함이 없는 무시이래(無始以來)의 뜻이며 ④일체 모든 것은 이것을 의지하고 있다. ⑤수행의 길은 각 단계마다 그 뜻이 있으며 ⑥경境(진여)-행行(수행)-과果(수행의 결과)의 처음과 중간과 끝이 모두 마음의 본성이다. 즉, 무심(無心) 공부는 마음 비우기와 마음현상 알아차리기로부터 출발하여 그 과정과 끝의 바탕까지 공함은 바뀌지 않는다. ⑦가출하여 고초를 당할 때는 무명불각이 있지만 집으로 되돌아옴은 무명불각은 착각으로 본래 존재하지 않음을 아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왜 무명불각이 생기는 걸까? 무명불각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음을 뜻한다. 이 사실은 집나가서 중생이 되는 것은 본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생은 물에 뜬 달과 같이 거울의 영상같이 중생은 중생이 아니라는 것으로 모든 것은 평등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깨달음의 내용이다.

◎ 좌종을 친다.

○ ‘깨달음으로 가는 길의 지도(地圖) 명상하기’의 ‘집나간 자식의 비유 명상’은 본각의 집을 중심으로 들어가고 나감은 생사의 뜻이지만, 마치 허공에 꽃이 피고 져도 허공은 바뀌지 않듯이 본각의 집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명상이다. 이것은 나무가 불에 타서 재가 되면 다시는 싹이 돋고 꽃이 피지 않듯이 더 이상 불각이 생기지 않음을 뜻한다. ⑧마음의 본성인 집은 체(體)이며 공(空)이며 불변(不變)이며 일미(一味)이다. 집나가는 것의 출발과 과정과 결과는 작용이며 비춤[照]이며 수연(隨緣)이다. 즉, 체와 용을 알게 하고 공(空)과 조(照)가 둘이 아님을 알게 한다. 그러므로 끝이 끝이 아니라 중생이 있는 한에는 보리심도 끝이 없다.

○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천천히 눈을 뜨고 죽비를 세 번 친다.

명상하는 과정의 순서와 효과

명상하는 과정은 명상에 필요한 멘트를 해줄 수 있는 분이 있으면 그 분의 멘트를 들으면서 시각화하고 사유하면 된다. 그러나 멘트를 해줄 사람이 없을 때는 자기의 멘트 음성을 녹음해서 하면 된다. 반복해서 하다보면 그 내용이 숙지되어 스스로 멘트 없이 명상을 할 수 있게 된다.

깨달음의 지도는 상상력으로 수행의 길을 시각화하여 그리는 것이다. 따라서 생생하게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꿈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듯이 상상의 세계도 이와 같다. 즉, 〈유마경〉 속 유마거사의 방 같이 상상의 신통력으로 마치 그림 그리듯이 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명상의 효과를 살펴보면 명상은 하면 할수록 명상의 동기가 더 생기며 깨달음으로 가는 길과 그 과정이 명확해진다. 그리고 이 명상을 하면 자기에 대한 인식과 자기제어와 공감능력과 커뮤니케이션이 향상된다. 뿐만 아니라 마음의 근육과 생각의 힘도 생긴다. 이 생각의 힘이 우리가 알아야할 마음의 본성을 직관으로 알게 하고 사유하게 하여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다음은 깨침의 수단인 생각이라는 것의 힘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생각의 힘이 명상의 수단

⑴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장치

모든 존재의 본성인 심청정의 열반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의 힘이 필요하다. 명상의 수단인 생각에는 어떤 힘이 있는가?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는 다시 걸을 수 있게 되는 걸까? 척추가 마비돼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은 스스로 걷게 되는 세상을 맞을 수 있을까? 말을 못하는 사람이 생각만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될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2016년 8월 과학이 기적을 일으켰다. 듀크대 연구팀이 이용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뇌기계인터페이스(BMI)’이다.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장치(Brain-Machine Interface)를 활용해 뇌파의 생각대로 사물을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BMI기술 세계적 권위자인 니코렐리스 교수의 작품으로 사람이 걷거나 서는 등 특정한 동작을 하려고 생각하면 일정한 뇌파(腦波)가 나오는 원리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브라질 상파울루 신경재활연구소에서 하반신마비 환자에게 뇌파를 읽는 모자를 씌웠다. 그리고 몸에 착용하여 입는 외골격(exoskeleton) 로봇을 착용한 채 VR장비로 풍경을 보여주며 걸어가는 상상을 반복해서 하도록 했다. 그러자 뇌파가 나오고 그 뇌파가 나오는 동안에는 외골격 로봇을 생각(뇌파)으로 조종하는 연습도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뇌가 신경세포를 자극해 하반신에 운동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이 다시 살아났다. BMI장치가 잃어버렸던 운동 감각을 복원시킨 것이다. 이 훈련을 1년간 진행하자 신기하게 환자의 두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고, 운동 능력도 향상됐다. 1명은 목발만으로 걷게 되는 기적이 발생했다. 당시 재활 대상자 8명은 모두 의학적으로 재활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던 환자들이었는데 그 중 7명이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하는 힘만으로 로봇을 움직이고 하반신 마비를 회복시킨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뉴로스카이(NeuroSky)는 머리에 헤드셋을 쓰고 뇌파로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뇌파로 조종하는 게임기, 뇌파로 움직이는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 집중력 훈련용으로 사용하면 치매나 뇌졸 증 등의 치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뇌파를 활용해 IT기기나 자전거, 자동차를 작동시킬 수 있다. 자동차 운전자는 생각만으로 기기의 속도, 방향전환 등을 할 수 있다. 2016년 4월 미 플로리다대는 뇌파만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경기를 세계 최초로 개최했다. 같은 해 7월 애리조나주립대는 한 사람의 뇌파로 최대 4대의 드론을 동시에 조종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그리고 미국 스탠포드대학은 마비환자를 컴퓨터와 연결해 생각하는 힘만으로 정확하게 타이핑할 수 있는 기술을 시연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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