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자원봉사 참가기] 김영기 포교사

전세계인들의 축제인 평창올림픽에서 선수들과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는 불자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20여 포교사들을 중심으로 50명이 넘는 불자 자원봉사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평창올림픽선수촌 물류팀에서 1월부터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영기 포교사는 “선수들이나 각국 대표들에게 한국 전통인 불교문화를 더욱 알리고 싶다”며 생생한 올림픽 현장의 참관기를 보내왔다. <편집자 주>

 

김영기 포교사(사진 오른쪽 첫번째)가 선수촌 물류팀 사무실에서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저는 평창올림픽 선수촌에서 선수들과 각국 대표들의 장비와 생활용품 등을 나르고 지원하는 물류팀에 있는 김영기 포교사입니다. 올림픽 선수촌에서 저희 봉사자들은 총 9명이 현재 봉사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는 오전에는 2명이, 오후에는 3명이 돌아가며 당번을 맡아 근무합니다.

선수촌에는 각국 협회 임원을 비롯해 지도자들이 먼저 입촌하고 선수들이 나중에 입촌했습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많은 국제 경험으로 인해 영어회화 등이 가능해 저희와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외부에서 많은 이슈가 됐지만, 봉사자들인 저희들에게도 북한 선수들의 입촌은 관심거리였습니다. 2월 8일 양양공항을 통해 북한 선수단이 입촌했습니다. 당시 경비가 매우 삼엄해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도 묘한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저는 비록 북한선수들을 안내하지는 못했지만, 북한 선수단의 입촌 후 5일째 되는 날인 2월 13일 IOC물류 사무실에서 북한대표팀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서로 반갑다고 인사를 하게 됐는데 입촌 당시의 긴장감이나 평소에 느꼈던 생각과 달리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수촌에 있으며 아쉬운 점은 선수촌 내에 종교시설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동계 종목은 기독교 국가에서 참여를 많이 하는데 많은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종교시설이 있는지 물어보곤 했습니다.

기독교 종교시설 뿐만 아니라 불교 법당 또한 있다면 선수단과 외국 관광객들이 불교문화를 조금이라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선수촌의 식당 또한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사찰음식을 필두로 한 한국의 채식 메뉴가 없어 아쉬웠습니다. 한국에는 육식 문화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채식 문화가 존재하고 있고, 특히 사찰에서는 이러한 문화가 오랫동안 전승되고 있습니다. 선수촌에서도 이런 문화를 소개하는 계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올림픽을 보시는 많은 불자분들이 이번 올림픽에 자메이카, 가나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우리나라의 지원으로 인해 동계 올림픽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저는 많은 불교국가들에서도 올림픽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올림픽은 지구촌 축제이며 건전한 경쟁, 화합을 통한 평화의 사상을 알리는 무대입니다. 불교계가 앞장서서 불교국가들이, 그리고 전세계 불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여러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포교사로서 불교계 행사에 봉사를 하지만 국가적인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나서보니 청년불자들의 힘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여기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젊은 청년들입니다. 저는 이들에게서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보았습니다. 영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불교 또한 이러한 청년불자들이 많아진다면 점차 발전하지 않을까요? 

한국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가 남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세계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로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자비와 화합의 사상이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널리 퍼지길 불자의 한사람으로서 바래봅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