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피해규모 등 정확히 알려진 바 없어…

2월 17일 티베트 수도 라싸의 조캉사원에서 대형 화재가 목격됐다. 중국 당국은 원인‧피해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고 불길이 곧 진화댔다며 관련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 출처=트위터

티베트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곳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티베트의 조캉사원(大昭寺)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수시간만에 진화됐으나 중국 당국이 화재 원인은 물론 피해규모 등 사건 내역을 철저히 통제해 실제 피해정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티베트 성지‧독립시위지
6년 전에는 분신 사고도…


2월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영국 ‘더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0분 쯤 중국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수도 라싸(拉薩)의 조캉사원 뒤쪽에 있는 승려들 숙소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조캉사원은 황금색 지붕의 사원으로 티베트 예술의 세련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건물들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건물 내부에는 신화와 전설 및 불교 고사를 묘사한 벽화가 가득 차 있으며 2001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바 있다.

‘BBC'에 따르면 이번 화재 당시 목격자들은 수km떨어진 곳에서도 불길을 볼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관련 뉴스와 영상이 중국 웨이보(微博·중국SNS) 등에서 공유됐지만, 당국이 이를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티비(CCTV)’는 화재 소식을 짧게 전하면서 전날 저녁까지 모두 진화됐고 인명 피해가 없다고만 알렸을 뿐 구체적인 화재 원인이나 경내 유물 피해 여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조캉 사원의 현재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원후 7세기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조캉사원은 부처님의 12살 때 모습을 형상화한 불상과 정교한 벽화 등을 보유하고 있고 2010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됐다. 티베트인들은 조캉사원에서 오체투지순례를 하는 것을 일생의 과제로 생각한다.

특히 조캉사원은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 발생이 잦아 중국 당국이 삼엄한 경계를 펴는 곳이다. 지난 2008년엔 승려들의 독립 요구 시위 끝에 공안이 유혈 진압에 나서면서 수백명의 인명 피해를 부르기도 했다. 2012년에도 중국의 지배에 항의하는 티베트인 2명이 조캉사원 앞에서 분신해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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