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가득’ 설맞이 템플스테이

운동하기, 금연과 금주, 독서, 저축…. 불과 얼마 전, 수평선 위로 고개를 빼꼼 내민 빨간 해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다졌던 새해 목표들. 우리는 잘 지키고 있을까? “역시 할 수 없었어” “이 정도 했으면 됐지” 등등 지키지 못한 다짐에 대한 반성과 합리화로 시간을 보내고 있진 않을까? 다가오는 설 명절, 음력 1월 1일이야말로 진짜 새해라며 “다시 시작해보자”고 마음이라도 먹으면 다행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난관은 바로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에게 들어야할 잔소리와 쓸데없는 오지랖. 아아, 고향 없는 이야 없겠지만 고향 가기 싫은 이는 많아진다. 어디 이뿐인가. 큰집이라는 이유로 옴짝달싹 못하는 이들에겐 선택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명절후유증으로 한 3일 앓아누우면 되는 걸까? 악순환의 고리는 이제 그만 끊어내자. 명절에 지친 당신에게 제안한다. “절로 가~”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경)은 명절 연휴기간, 전국 39개 사찰서 설맞이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기분 좋은, 설렘을 함께 맞이해보세요“라는 슬로건과 함께 온 가족이 즐기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이도 저도 귀찮은 이들을 위한 휴식형 템플스테이까지 제공되니 취향 따라 즐겨보자. 어쩌면 인생의 고향은 아니지만 사찰이 나의 불성(佛性)을 싹 틔운 고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명절후유증도 두렵지 않아”
-양주 육지장사·경주 골굴사

건강은 그 어떤 가치를 막론하고 삶에 있어 최우선순위다. 잔소리와 집안일로 심신이 무너져 내릴까 걱정된다면 육지장사로 향하자. 게르마늄스파체험부터 디톡스 체험까지, 체험형과 단식형 템플스테이로 당신의 건강을 책임진다. 쑥과 옥 온구체험과 보행명상, 108배를 기본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단식 신청자에겐 선차와 체지방측정이 제공된다. 2월 15~18일/(031)871-0101

경주 골굴사는 이미 선무도 도량으로 굳건한 입지를 다졌다. 국궁과 선무도 수련, 전통문화예술 공연 관람, 좌선 등 정적·동적 수련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명절에 맞춰 만두 만들기와 합동차례, 민속놀이까지 1석2조로 맛볼 수 있다. 2월 15~18일/(054)775-1689

온 가족이 웃고 즐기려면…
-용인 법륜사·부안 내소사

용인 법륜사는 문수산 기슭에 있는 관음성지 발원기도 도량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어린이법회와 산사수련회로 훨씬 더 유명하다. 이 때문에 설맞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주로 가족과 함께 즐기는 시간으로 운영된다. 비구니 수행도량인 법륜사를 한 바퀴 돌아본 뒤 △걱정 인형으로 내 걱정 날려버리기 △설 해맞이 △다식 만들기 △합동 다례 △가족 대항 신나는 윷놀이 △복조리 만들고 복 주워 담기 △불교 공예품 만들기 △꿈 먹고 맘먹고 차담 등 누구나 쉽게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2월 15~17일/(031)332-5703

부안 내소사는 사시사철 눈길을 사로잡는 천혜의 풍광이 자랑이다. 무엇보다 수백 그루의 곧은 전나무가 만들어낸 울창한 전나무 터널이 압권이다. 그래서 설맞이 템플스테이도 트레킹이 중심이다. 변산반도를 둘러싼 서해바다를 거닐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보내고, 타종 체험·암자순례 등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2월 16~18일/(063)583-3035

“잠시라도 날 내버려둬!”
-속초 신흥사·충주 석종사

설악산 품에 안긴 속초 신흥사는 아무것도 없는 것을 준비했다. 그것도 1박부터 4박까지 말이다. 원한다면 1~2가지 문화체험은 가능하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만사 귀찮아 단 하루, 아니면 며칠만이라도 조용히 지내고 싶은 이를 위한 최적의 휴식형 템플스테이다. 2월 14~18일/(033)636-8001

충주 석종사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한 해 밑그림을 그려보는’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구색 맞추기 부제일지 아니면 밑그림을 그리는 어떤 숨겨진 프로그램이 있을지, 선택은 당신 몫이다. 2월 15~17일/(043)854-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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