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섬진강 꽃잎편지-달밤에 묵매화 피면’ 展

김양수 ‘섬진강 꽃잎편지-달밤에 묵매화 피면’ 展
갤러리오차드 2월 7일~3월 9일까지

문 밖은 아직 겨울이지만 절기는 입춘을 지나 봄으로 접어들었다. 한 발 앞서 봄소식을 전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갤러리오차드는 2월 7일(수)부터 3월 9일(금)까지 개관 3주년 기념전으로 김양수 초대전 ‘섬진강 꽃잎편지-달밤에 묵매화 피면’을 연다.

김양수 作, ‘눈덮인 매화 위로 달빛 흐르고 고요한 향기는 가슴에 스며드네’(140×406cm)

산과 강, 나무와 새, 꽃 등 자연 속의 작은 풍경들을 선(禪)적인 화폭에 담아온 김양수 화백이 이번엔 섬진강의 매화를 화폭에 담았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20 점의 묵매화는 김 화백이 섬진강변을 거닐며 마음으로 채집한 매화들을 기억 속에서 그려낸 그림이다.

“대부분의 삶이 어려운 시절입니다. 추위와 삶의 힘겨움으로 얼어붙은 대중의 몸과 마음을 조금 빨리 녹여보고자 봄소식의 전령인 매화를 주제로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눈 덮인 수묵의 매화가지 끝엔 작은 꽃송이가 달리고 꽃송이가 품은 봄의 향기는 만월에 스민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길이 4m의 대작 ‘눈 덮인 매화 위로 달빛 흐르고 고요한 향기는 가슴에 스며드네(140×406cm)’이다. 그동안의 김 화백이 고요함, 여백, 절제, 사유 등 선(禪)의 언어와 닿아있는 화법(畵法)으로 삶의 깊은 곳을 그려왔다면,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은 일상의 호흡이 그려낸 화법으로, 눈앞의 삶을 바라보고 있다. 전시의 제목 끝에만 잠시 머물러도 김 화백의 마음과 만날 수 있다. ‘~달밤에 묵매화 피면’, 제목 끝엔 ‘내일’이 숨어 있다. 함께 삶에 대해 묻고 바라보고 있다.

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피지 않고, 그 향기 또한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평소 말해 온 김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도 꽃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는 이들이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겨울의 끝에서 피어나는 매화를 통해 웅크린 각자를 위로하고, 자신을 위해 피지 않는 꽃의 모습을 통해 나와 곁을 살필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자 함이다. 예술이 삶에 필요한 이유를 새삼 발견하는 시간이다.

첫 개관전에 이어 3주년 기념 앵콜전으로 김 화백을 초대한 갤러리오차드의 이명지 대표는 “한국화가 위축되어 있는 국내 화단에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모던한국화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김 화백의 작품은 큰 반향이 되리라 믿는다”며 “섬진강의 매화를 아름다운 감성으로 재현해 낸 김 화백의 묵매화는 보는 이의 가슴에 가장 먼저 봄소식으로 다가갈 것이다”고 했다.

절제된 수묵과 문장으로 선의 세계를 추구해온 김 화백의 작업은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독일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주목받고 있으며, 28차례에 걸친 초대전과 다수의 개인전으로 선보인 바 있다. 문의/ 02-540-8901.

김양수 화백은
1960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다. 동국대 예술대학, 중국 중앙미술학교 벽화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동국대 예술대학과 성신여대 겸임 교수를 지냈다. 시화집으로 〈내속 뜰에도 상사화가 핀다〉 〈고요를 본다〉 〈함께 걸어요 그 꽃길〉 〈새벽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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