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博·오사카대, ‘한일 금동반가사유상’ 연구서 발간
한국과 일본 소재 반가사유상이 재질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한국과 일본 소재의 반가사유상에 대한 최신 조사 결과를 수록한 〈한일 금동반가사유상-과학적 조사 연구〉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일본 오사카대학과 공동으로 2009~2012년 실시한 한국과 일본 소재의 금동반가사유상 43점(한국 소재 12점, 일본 소재 31점)에 대한 종합 조사의 결과물이다.
한국 5%이상, 일본 3% 그쳐
한국계 추정 日반가사유상들
최신장비 통한 과학 분석으로
불상 국적 새로운 견해 제시
본문·고찰·부록으로 구성된 보고서에는 한국 소재의 12점과 일본 소재의 31점의 금동반가사유상 각각에 대한 해설, 도판, 성분분석 결과, 감마선 촬영, X선 CT 촬영, 3D 촬영 자료 등이 수록됐다.
사실상 한일 양국의 최초 반가사유상 전수 조사인 이번 연구를 통해 양식과 도상 분석과 같은 전통적 접근 방식 이외에 최신 장비를 이용한 과학적 조사에 비중을 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특히 한국과 일본 금동반가사유상의 재료적 특징을 규명한 점은 이번 연구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다. 연구서에 따르면 한국 반가사유상은 바탕금속 성분이 구리-주석 합금인 경우가 가장 많다. 일본 반가사유상도 구리-주석 합금이 적지 않지 않으나 주석 함유량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 반가사유상은 주석 함유량은 5% 이상이고 10%를 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본 반가사유상은 주석 함유량이 3% 정도로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한국 반가사유상에는 주석 외에 납이 함유돼 있었고, 그 양도 일본보다 많았다. 일본의 경우에는 순동제(純銅製) 반가사유상이 주류를 이뤘다.
이 같은 재질 금속의 차이점은 불상 세부 형태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과 권강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보고서에 수록한 고찰을 통해 “주석 또는 납의 함유량이 높은 한국에서는 세부 문양을 대부분 밀랍 성형 단계서 새겼다”면서 “순동제나 구리 함량이 높은 일본은 주조한 다음에 끌로 세부 문양을 새겨 넣은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학적 조사 결과를 활용해 기존의 추정된 국적을 확정하거나 새로운 견해를 제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양식적으로 한국계로 추정됐던 나가노 간쇼인(觀松院) 반가사유상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의 나치(那智) 경총(經塚) 출토 반가사유상이 바탕금속 성분의 측면에서 한국 금동불의 특징을 지니고 있음이 확인됐다. 후지오카 유타카(藤岡穰) 오사카대학 교수는 논고를 통해 교토 묘덴사(妙傳寺)와 효고 게이운사(慶雲寺)의 반가사유상이 한국 삼국시대의 작품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조사를 기획하고 총괄한 민병찬 학예연구실장은 “이번 조사로 한국과 일본 금동반가사유상의 재료와 제작 방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힐 수 있었다” “향후 더욱 많은 과학적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