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오는 3월까지 보행전용 거리행사 마련

2016년 진행된 연등회 제등행렬 당시 모습. 현재 중앙차선에 버스정류장이 들어선 상태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지난해 말 개통된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인해 불교계 전통문화축제인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서울시가 이에 앞서 버스정류소를 분리·이동하는 연등회 사전점검 성격의 축제를 마련한다.

지게차로 정류소 이동
연등회 사전정보 기대
소요예산·도로통제 등
연등회 협의는 진행 중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3월까지 새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된 세종대로 사거리~흥인지문(2.8㎞) 일부구간 내에서 보행전용 거리행사를 열고, 버스정류소 이동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 축제인 연등회에 앞서 버스정류소 이동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현재 설치된 정류소는 모듈형태로 설계돼 분리와 조립, 이동이 가능해 행사 시 지게차로 정류소를 도로변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따라서 서울시가 마련하는 거리행사의 피드백이 오는 5월 열리는 연등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연등행렬에 차질이 없도록 정류소를 옮겨 그 위에 관객석을 설치하거나 전광판을 활용한 행사정보 안내 등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류소 이동은 최초 설계단계부터 계획한 것이라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연등회는 8차로 중 6차로를 연등행렬로 이용하고, 바깥 차선을 관객석으로 배정했다”면서 “올해부터는 관객석 사이에 정류소가 들어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의자를 놓거나 비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등회 보존위원회는 연등회 백미인 연등행렬 구간서 10여개의 정류소 이동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서울시는 이를 위한 예산을 5000만원~1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연등회서 정류소를 분리·이동하고 재설치하는 데 필요한 예산 지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방안이 수립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중앙차선분리대 등 관련시설 철거와 재설치에 소요되는 예산에 추가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으나 연등회 보존위원회 확인결과 서울시 지원 예산은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다. 게다가 서울시는 버스정류소 외에 무단횡단 방지시설 등도 설치할 계획이어서 소요예산은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한 도로통제 역시 서울시와 연등회 보존위, 정류소 설계업체 등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현재 보존위와 설계업체는 안전을 위해 최대한 시간을 들여 도로를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편의시설 유지를 위해 긴 시간 도로통제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류소 이동으로 인해 도로통제 시간이 2~3시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 이후는 늦은 밤이어서 부담이 없지만 통제 시작 시간은 협의가 필요하다. 불가능한 부분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연등회 보존위는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지속적인 3자 협의를 거쳐 연등회에 지장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보존위 측은 “공사가 전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어떤 시설이 어떻게 들어서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따라서 예산보다는 행사 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이나 안전문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편의와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유관단체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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