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홍법사, 경로당 의료봉사·무료급식 13년째

홍법사가 위치한 부산 두구동 일대가 행복마을 일번지로 자리 잡고 있다. 홍법사는 매월 2·4주 토요일에 의료봉사와 무료급식 봉사를 13년 동안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동의대 한의학과서 의료봉사를 하는 모습.

부산 홍법사가 위치한 두구동 일대가 행복마을 일번지로 자리 잡고 있다. 홍법사를 주축으로 어르신들에게 의료봉사와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따뜻한 사랑방이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매월 2·4주 토요일, 봉사를 진행하는 날에는 어르신들이 줄지어 찾아올 정도로 유명해졌다. 게다가 봉사자들의 숨은 봉사가 무려 13년차에 접어들어 더욱 훈훈함을 전했다.

한의학과 교수 전문 진료

무료급식 위해 성금 모아

어르신 신뢰·봉사자 보람

“살아 있는 모범 자비도량”

부산 홍법사(주지 심산) 인근에 위치한 조리경로당에 1월 27일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 40여 명이 삼삼오오 모였다. 어르신들은 연일 계속되는 거센 한파로 매서운 날씨에도 경로당 방문을 빠뜨릴 수 없다고 했다. 이유는 홍법사에서 진행하는 의료봉사팀 법연공덕회와 무료급식봉사팀인 묘행공덕회가 방문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침을 맞고, 아픈 곳을 설명하면서도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평소 걸을 때마다 무릎이 쑤셨는데 침을 맞고 나면 한결 편안하다는 감사인사도 빠지지 않았다. 어깨가 아파 팔 올리기가 불편했던 할머니도 홍법사가 효자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경로당 밖에서는 따뜻한 밥과 국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치료가 끝나면 바로 어르신들에게 공양을 대접해야 해서 추운 날씨에도 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묘행공덕회는 음식을 조리하는 시설이 마땅치 않아 자신들이 십시일반 모아 냉장고와 싱크대 등 기자재를 모두 마련했다. 추운 겨울엔 물이 잘 나오지 않아 봉사에 어려움을 겪지만 한 봉사자는 “조리 공간이 생긴 것도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운 여름 벽걸이 선풍기만 있으면 부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크게 웃어보였다.

홍법사는 2005년 1월부터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병원을 찾아 가려면 마을 어르신들이 차를 여러 차례 갈아타야해 번거로움이 많아 의료서비스가 필요해도 참는 일이 다반사였다. 당시 홍법사 신도 가운데 한의사가 있어 자발적으로 봉사팀을 꾸렸고, 현재는 동의대 한의학과에 홍법사 전문봉사팀이 있을 정도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동의대 한의학과는 이해웅 지도교수와 이상협 교수의 지도하에 전문적인 봉사가 이뤄지고 있어 신뢰도 높다. 법연공덕회는 치료 가운데 필요한 제반시설과 어르신 건강관리까지 담당하고 있어 마을을 지키는 약사보살로 불린다.

봉사에 참여하는 한의대 학생들과 봉사자들도 “마음이 부자가 되고 보람차다”며 행복해했다.

김상원(본과3) 학생은 “어르신들 연세가 많으셔서 만성질병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조금이라도 불편을 덜어드린다 생각하니 따뜻한 마음을 배우고 행복해지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료급식봉사팀인 묘행공덕회 봉사자 가운데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도 보였다. 이 어르신들은 자신을 “행복 비타민 봉사 꽃할매”라며 환하게 웃었다.

무료급식에 참여하는 봉사자 가운데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도 보였다. 이 어르신들은 자신을 “행복 비타민 봉사 꽃할매”라고 소개한 뒤 “봉사 받는 나이, 주는 나이가 어디 있나. 봉사하러 나오는 이 모든 활동이 기쁨”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홍법사는 매년 의료진료비를 지원하며 한의대 학생을 격려하는 정기모임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방앗간을 직접 운영해 어르신을 위한 별미도 제공하고 있다.

조은영 묘행공덕회장은 “조리 도구나 시설이 좋지 않아 불편함은 있어도 어르신들의 밝은 모습에 불편함마저도 녹아버릴 정도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복순 법연공덕회장은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내 부모님 같아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게 된다. 이곳이 살아 있는 자비도량”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홍법사 의료봉사팀 법연공덕회와 무료급식봉사팀인 묘행공덕회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