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배포 ‘강원 문화재 지도’ 살펴보니

강원도 문화재 지도 내용 중 일부.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앞두고 강원도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위한 역사문화탐방 지도가 제작·배포된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관람객들을 위해 강원 지역 문화유산 홍보리플렛 ‘강원도 문화재 지도(한글판·영문판)’을 배포한다”고 1월 29일 밝혔다.

문화유산 답사코스 16選 공개
옛 절터·월정사 힐링로드 포함
낙산사 등 코스마다 사찰 있어
강원도 명승 연계해 탐방 ‘강추’


이번에 배포되는 ‘강원도 문화재 지도’에는 주제별 문화유산 방문 답사코스 16선이 선별돼 있으며, 코스별 문화유산에 얽힌 이야기와 관련 사진이 제공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일반 관광지도와 차별화된 ‘이야기 있는 구성’이 눈길을 끈다.

불교 관련 코스는 6번째 코스 ‘옛 절터를 찾아서’와 특별코스로 편성된 ‘깨달음과 치유의 천년 옛길- 오대산 월정사 힐링로드’다.

월정사 중심한 깨달음 옛 길
특히 올림픽 개최 지역인 평창에 가장 근접한 ‘오대산 월정사 힐링로드’는 특히 주목할만 한다. 오대산은 산 전체가 불교의 성지가 된 남한 유일의 산이다.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자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자장율사와 속세를 버리고 구도의 길을 가고자 했던 신라 두 왕자의 불심으로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는 문수보살의 성지가 됐다.

문화재청이 추천하는 코스는 오대산에서 소금강, 월정사, 선재길, 오대산 사고, 상원사로 이어지는 여정이다. 깨달음과 치유, 그리고 역사의 현장을 만날 수 있는 문화재들이 ‘월정사 힐링로드’에 담겨 있다.

월정사에서는 적멸보궁 앞 팔각9층석탑(국보 제48-1)과 이를 공양하고 있는 석조보살좌상(국보 제48-2호)를 꼭 친견해야 한다. 부처님 사리신앙이 담긴 석탑을 향해 공양하고 있는 보살상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대승불교의 목표를 확인할 수 있는 성보이다.

또한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9km의 ‘선재길’은 완만한 경사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어볼만 하다. 이 길은 자장율사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이후 불자들에겐 깨달음의 길이었고, 화전민들에게는 삶의 애환이 담긴 길이었다. 또한 선조는 병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자 오르내리기도 했다.

<조선왕조신록>과 왕실 족보인 <선원보락>을 보관하기 위해 건립된 평창 오대산사고(사적 제37호)를 탐방했다면, 월정사 일주문 앞에 있는 오대산사고 전시관도 둘러보길 바란다. 전시관에서는 평창올림픽을 맞아 오는 3월 20일까지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과 의궤 복제본’ 전시가 진행된다.

문화재청이 제작 배포한 강원도 문화재 지도 리플렛 표지

옛 절터로 떠나는 시간탐험
답사 코스 6번째인 ‘옛 절터를 찾아서’는 강원도 유명 사지(寺址)들을 만날 수 있다. 기실 옛 절터 여행은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공허함을 만나러가는 여정이다. 문화재청은 원주 거돈사지를 시작해 원주 법천사지, 원주 홍법사지, 홍천 물걸리사지, 양양 선림원지, 고성 건봉사로 이어지는 답사코스를 제안한다.

답사 시작점인 원주 거돈사지(사적 제168호)는 9세기 경에 지어져 조선 전기까지 유지된 절터다. 원주 법천사지(사적 제466호)는 고려시대 법상종 사찰로 크게 번성했으나 임진왜란 당시 전소됐다.

원주 흥법사지(강원도 문화재자료 제45호)는 일제에 의해 수난을 겪었던 곳이다. 염거화상탑(국보 제104호)와 진공대사탑 및 석관(보물 제365호)가 있었지만 일제에 의해 옮겨져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수장돼 있다. 현재 사지에는 흥법사지삼층석탑(보물 제464호), 진공대사탑비(보물 제463호)만이 남아 있다.

통일신라시대 홍양사가 있던 곳인 흥천 물걸리사지(강원도 기념물 제47호)에는 다양한 보물급 불교 성보가 남아 있다. 이곳에는 석조여래좌상(보물 제541호)를 비롯해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542호), 대좌(보물 제543호), 대좌 및 광배(보물 제544호), 삼층석탑(보물 제545호)가 보존돼 있다.

길따라 가면 이르는 古刹들
16개의 답사코스를 따라가면 곳곳에서 사찰들을 만날 수 있다. 1번째 코스인 ‘관동팔경’에서는 관음신앙의 성지 낙산사(사적 제495호)가 있다. 2005년 화마로 큰 아픔을 겪었지만, 국민들의 성원으로 지금은 완전히 복원됐다.

한국 전통 조경을 만날 수 있는 답사인 ‘한국 전통 조경의 미학’에서는 춘천 청평사 고려선원(명승 제70호)와 홍천 수타사가 있다. 973년에 지어진 청평사는 계곡 사이 분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영지·폭포·너럭바위 등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공작산이 감싸고 있는 수타사는 봄 철쭉과 가을 단풍이 절창이다.

12번째 코스인 ‘설악산의 전설과 설화’에서는 신흥사와 백담사를 만난다. 설악산의 비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신흥사와 백담사에서는 설악에 굽이굽이 서려있는 이야기들에 귀기울일 수 있다.

신과 함께하는 길인 동해안 별신굿을 되새기는 15번째 코스의 시작은 대관령 성황사(강원도 기념물 제54호)와 산신각이다. 성황사는 통일신라시대 승려로 강릉을 보호하던 신으로 추앙받던 범일 국사를 모신 곳이며, 산신각에는 이곳에서 검술을 배운 김유신 장군이 모셔져 있다.

한편, 문화재청의 ‘강원도 문화재 지도’는 지도는 평창올림픽홍보관, 서울시·공항·강원도 내 관광안내소, 강원도청, 4대궁(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주요 관광객이 밀집하는 곳에서 배포하며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다.

문화재청은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에 발맞춰 개최지인 평창, 정선, 강릉 지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