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 새해 맞아 어린이ㆍ청소년 포교불사 본격 진행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올해 8월 준공되는 조계사 어린이집 조감도를 들어 보이고 있다. 지상 6층에 100여 어린이를 수용 가능한 시설로, 새싹 불자 양성에 터전이 될 전망이다.

한국불교 1번지 서울 조계사가 자라나는 새싹 불자들을 위한 터전으로 변모한다.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는 1월 29일 관음전 접견실에서 2018년도 신년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을 비롯해 부주지 원명 스님, 선림원장 남전 스님 등이 참석했다.

어린이집 불사, 8월 준공
직장인 위해 10시까지 운영
‘아이좋아, v캠페인’도 전개
실천대상 등 활동가 지원

지현 스님은 인사말에서 “처음 취임하며 조계사를 편안한 집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많은 이들이 편안하게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였다. 어린이 장애인 노인에 대한 부분을 그동안 역대 주지 스님들이 너무나 잘했고, 그 빈틈을 메우겠다고 했다”며 “2018년을 한국불교 중흥 초석으로 다지는 한해로 삼고 포교와 전법으로 신행 모범도량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계사는 크게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사업 △어린이 청소년 법회 활성화 △대사회사업 지원 확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불교문화축제 개최 등을 진행한다.

조계사 어린이집 조감도. 2016년 매입한 을유문화사를 리모델링 하여 사용한다. 조계사 대웅전을 바라보는 위치에 서 있다.

어린이 청소년 포교 중심도량 위상 강화

이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어린이 청소년 포교 활성화다. 먼저 첫 사업은 어린이집 건립불사다. 조계사는 2016년 조계사 인근 을유문화사를 매입하고 현재 어린이집 건립불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계사가 위치한 종로1가와 4가에는 약 3만 명의 직장인들이 근무하고 있으나 어린이집이 없는 실정이다. 조계사는 서울시와 종로구의 협조를 얻어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조계사 어린이집 건물은 지하1층, 지상6층 규모로 연면적 1,151 제곱미터 규모다. 1층에는 조리실과 영아반, 2층은 유아반, 3층은 교사실과 실내놀이터, 4층과 5층에는 미술과 음악, 영상 등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실, 6층은 옥상 놀이터로 구성된다. 올해 3월 리모델링 공사가 발주되며 4월 착공, 8월 준공된다.

다른 어린이집과 차별점은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는 점이다. 지현 스님은 “종일반이 6시까지 진행되는데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에 맞지 않아 여러 애로점이 있다는 판단에 10시까지 진행되는 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어린이 청소년 법회 활성화를 위한 ‘아이 좋아, V캠페인’ 도 진행된다. ‘아이좋아, V캠페인’은 조계사 어린이법회 소속 어린이 청소년들이 주축이 돼 하반기 진행되는 어린이 합동수계법회까지 2명의 아이들에게 조계사 법회에 나오도록 하는 캠페인이다.

2월 25일 오전 10시 선포식을 시작으로 주지 지현 스님을 비롯한 사중 스님들과 조계사 어린이 청소년 불자들이 함께 V를 그리며 캠페인을 진행한다.

조계사는 향후 어린이 청소년이 주체가 된 포교단을 운영하며 어린이 청소년 밴드, 사물반, 오케스트라반 등 특성화 교육 동아리 활동도 전개한다. 또 스님과 선생님이 어린이 청소년 상담과 관찰일지를 작성하며 매월 한차례씩 학부모와 아이들이 소통하는 교육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칭찬합시다’ 칭찬 스티커를 만들어 보급하며, 조계사 청년회, 대학생들을 연계한 멘토링도 진행한다.

지현 스님은 “최근 발표된 종교인구 감소 문제는 불교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경각심을 가져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며 “어린이 포교 중심도량으로 위상을 확립하여 한국불교의 미래불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큰 인연 만들기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어린이 청소년에 이어 신도들 전반으로 캠페인을 확산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장애인, 소외계층, 불교활동가 지원도 확대

조계사는 종단 대표사찰의 위상에 맞게 대사회사업 지원도 강화한다. 조계사는 현재 서울노인복지센터와 종로노인종합복지관, 낙산어린이집, 창일어린이집을 수탁 운영하고 있으며, 대불련과 탈북대학생 장학금 등 20여 단체에 연간 1억 5000여 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원심회 법회 및 일자리 나눔터, 일구데이 채용박람회, 쪽방촌 봉사 등 다양한 대사회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미혼모와 부자녀의 선택적 예방접종 비용지원과 실직자 치유 상담 지원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장애인 법회를 정기적으로 연다. 3월 서울지역 장애인 연합법회를 시작으로 분기별 장애인 법회를 진행하며 청각장애인 신행단체인 조계사 원심회를 주축으로 장애인 신행교재도 연구제작한다. 이에 앞서 대웅전 출입과 편의시설도 대폭 보강될 예정이다.

연말에는 조계사 불교자비 실천대상을 신설해 교육과 포교, 사회, 문화, 예술 등 5개 분야에서 활동한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격려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또 조계사를 방문하는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불교문화축제도 열린다.

지현 스님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소외된 이웃을 대변하며 힘들고 어려운 여건에도 부처님 자비 사상을 실천하는 활동가들이 많다. 이들을 격려하고, 또 외국인과 시민들이 조계사에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불자와 시민이 소통하는 조계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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