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사회硏, 올해 불교 항일운동 조명 역점

2016년 3월 동국대 사범대학 부속 금산 중학교학생들이 김제 원평장터에서 3.1만세운동을 재현한 모습. <현대불교 자료사진>

내년 3.1운동 100년을 앞둔 올해 불교계는 항일인사 발굴·조명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한다. 특히 기존과 새로 확인된 불교계 항일인사 등 총 80인의 일제강점기 판결문이 집대성 돼 당시 불교계의 항일운동 업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산하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일감)의 올해 주요사업은 크게 ‘항일인사 조명’과 ‘교과서 불교서술 개편 반영’으로 나뉜다. 먼저 항일인사 조명과 관련해 오는 6월과 11월 각각 호국불교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6월에는 이고경·박광·박민오·김법린 등 인물을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을, 11월에는 항일의병과 통도사·표충사, 불교청년을 주제로 열린다.

80인 대상… 새인물 발굴
2차례 학술세미나 비롯해
연말에 사료 모음집 발간
잡지·선언문 등 5권 분량
봉정법회·유품 전시회도

교과서 불교서술 검토 후
2020 개편 오류 수정 요청
집필진 참고자료 배포 계획

가장 눈여겨볼 것은 올 연말 발간 계획 중인 5권 분량의 사료(史料)모음 자료집이다. 이는 불교사회연구소가 국가기록원을 비롯해 개인소유품 등 전방위적인 조사를 펼쳐 수집한 것으로, 일제강점기 불교계 항일인사 판결문과 알려지지 않은 불교잡지, 회고록·선언문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 중에서도 총 80인의 항일인사에 대한 판결문이 가장 큰 교계 관심을 끌 전망이다. 여기에는 현재 알려진 불교계 항일인사 외에 법명과 속명이 일치하지 않아 항일인사로 분류되지 않았던 인물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자료집이 발간되면 일제강점기 불교계 항일운동의 영향력이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당시 항일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가명을 쓰는 일이 빈번해 분류가 쉽지 않았지만 전문연구자들이 속명과 법명 일치작업까지 마친 상황이다.

김광식 불교사회연구소 3.1운동 연구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항일운동과 관련된 불교계 사료는 있지만 이를 한 데 묶어내는 작업은 드물었다. 임혜봉 스님의 저서 이후 이 같은 활동이 미진했다”면서 “최초로 불교계 항일·민족운동을 집대성하는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연구자들의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오는 3월경부터 판결문의 한자와 일본어 등에 대한 번역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 초에는 3.1운동 100년에 앞서 항일운동 관련 사찰 및 개인 소장 유물과 유품 등을 취합해 불교중앙박물관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며, 이때 발간 자료집 봉정법회도 함께 봉행된다.

교과서 불교서술 개편 반영은 2017년 개정 출판된 초·중·고교 역사, 윤리교과서에 나타난 불교관련 서술 오류를 검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015년 불교사회연구소는 학교 채택률이 높은 교과서 수록 내용에 대한 불교서술 오류를 수정해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여 각 교과서 출판사에 지침을 전달한 바 있다.

연구소는 올해 새로 수정 반영된 불교서술 검토 후 오는 6월 세미나를 열고, 미진한 부분이 2020년 교과서 개편 때 추가 반영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2020년 교과서 개편작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됨에 따라 〈바람직한 종교적 기술을 위한 집필진 참고자료〉를 제작·배포해 불교서술에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 2015년 연구소 측이 도덕ㆍ통합사회 교과의 〈2015 개정 교과서 집필 참고자료〉를 제작,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를 비롯해 검정교과서 출판사 등 10여 곳에 배포했을 당시 각 출판사 반응이 매우 호의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외에도 청소년 불교역사 교양서인 〈청소년을 위한 한국불교사〉(가칭)가 2월 말 출판 예정이다. 이 책은 석가모니의 탄생부터 교단 결집, 중국불교 성립, 한국불교 도입, 삼국·통일신라·발해·고려·조선을 거쳐 불교계 독립운동까지 총 30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더불어 팔만대장경판과 〈삼국유사〉, 〈직지심체요절〉 등 찬란한 불교문화까지 소개한다. 지난해 실시하지 않은 대국민 여론조사 사업도 진행된다. 올해 상반기 설문조사 설계 후 9월 여론조사를 실시해 10월 보고서를 완성할 계획이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일감 스님은 “3.1운동 100년을 기념해 불교계의 성과를 내는 한편, 호국불교 연구를 통해 아직 규명하지 못한 역사적 부분들을 정리하고자 한다”며 “35대 집행부 의견을 수렴해 종단 발전을 위한 방향에 맞춰 추가적인 활동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