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법당을 대여해주는 미나토구(區)의 호쥬인(寶珠院) 법당. 사진출처=산케이 신문

일본은 현재 사찰 수는 그대로인데 사찰을 찾는 사람들은 줄어 빈 사찰이 늘어나는 실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데 빈 공간이 된 사찰을 대중들에게 대여해 현대인들과 사찰이 더 가까워지게 돕고 있는 곳이 있어 화제다.

‘산케이 신문’은 1월 17일 ‘가까이 있지만 쉽게 발걸음이 가지 않는 사찰의 활용’을 주제로 도쿄도 미나토구(區)의 호쥬인(寶珠院) 법당 대여 시스템을 특집 보도했다.

일본 사찰 대여시스템 ‘화제’
요가교실에서 만담회까지

현대 빈 사찰 활용방법으로
저렴한 가격에 인기 많아
사찰 친숙해지는 효과도…

호쥬인은 400년의 역사를 가진 고찰이면서 도쿄타워 근처에 입지하고 있는 그야말로 ‘도심형 사찰’이다. 오랜 역사와 훌륭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참배객과 신도들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호쥬인은 사찰 운영 컨설턴트 기업 ‘앵커리지(anchorage)’와의 상담 끝에 법당을 대중들에게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5월부터 법당을 대여하기 시작해 8개월간 약 40건의 대여이용이 있었다. 요가 교실, 아로마 테라피 강의, DIY 장신구 교실, 만담회나 샤미센 연주회 등이 법당에서 열렸다. 호쥬인의 주지 모리 토시히토(森俊人) 스님은 “이용료를 통한 수입을 벌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사찰에 대해 좀 더 친숙해지고, 가깝게 느끼길 바라며 대여를 실시하고 있다”고 의미를 설명하며 “대여자로부터의 피드백도 받아 사찰의 노후화를 막고 사람이 자주 다니니 절에 활기가 붙는다”고 말했다.

사찰서 하는 강좌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산케이 신문’의 인터뷰에 “도시 속에 이런 색다른 공간이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거나 “강사나 출연자, 그리고 참가자들의 거리감이 적당해서 집중하기 쉽다” 등의 호평으로 답했다.

‘산케이 신문’은 도심의 한가운데에 적정한 요금으로 공간을 빌릴 수 있다는 데 큰 점수를 줬다. 호쥬인의 경우 법당이 비교적 작아 20인 내외로 수용이 가능하지만, 더 많은 인원의 수용을 위해 증축을 계획 중이다.

이러한 호쥬인의 활동은 현재 일본의 출가자 감소와 공찰(空刹)의 증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생겨난 방법의 하나다. 일본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사찰은 2015년 말에 7만7316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 전국의 편의점보다 많은 수이지만 출가자의 감소와, 상주 승려의 부재로 인해 이미 4분의 1에 가까운 약 2만개소의 사찰이 주지가 없는 공찰로 조사됐다.

핵가족화와 관혼상제의 간소화 등으로 사찰의 운영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사찰운영 컨설턴트 ‘앵커리지’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모든 종교법인의 36%인 6만여 법인이 소멸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앵커리지의 홍보담당 스즈키 카나코(鈴木加奈子) 씨는 “이런 환경 속 최근 사찰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경영상담이 대폭 늘었다”며 “묘비나 명복을 비는 탑을 세우는 비용이 부담이 된다는 상담이 많다. 이 경우 사찰의 임야를 이용하여 수목장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도쿄의 경우 호쥬인과 함께 근방의 2개소의 사찰에서 법당 대여를 시작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원래 도심의 사찰은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것처럼, 사찰을 새롭게 ‘열린 장소’로 돌리는 것이 앞으로의 사찰경영의 필수적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케이 신문’은 “특히 법당을 대여할 경우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장소를 대여한 주체로서 주지 스님이 간단한 법문을 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좀 더 현대인들을 사찰과 불교에 친숙하게 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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