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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영화 ‘신과 함께’는 불교영화인가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의 흥행열풍이 뜨겁다. 지난해 12월 20일에 개봉하고 해를 넘어서까지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1월 18일 현재 ‘신과 함께’는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5위 자리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신과 함께’는 대만, 홍콩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제12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 후보에도 오르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이 영화의 큰 장점은 동아시아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동양적 지옥 세계관에 특유의 효(孝) 사상을 추가한 것이다. 물의 없이 볼 수 있고, 감정도 빠르게 이입된다. 거기에 현란한 CG들은 지겨울 틈 없이 채워지며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불교계도 ‘신과 함께’의 흥행을 반기는 분위기다. SNS나 불교 언론들에서 연일 “‘신과 함께’ 흥행의 바탕에 불교가 있다”며 띄우고 있다. 일편 타당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 번 더 곰곰이 생각해보자. 영화 ‘신과 함께’는 과연 불교영화인가. 영화 ‘신과 함께’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불교 군종병 출신의 주호민 작가가 만들어낸 원작 ‘신과 함께’는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으로 나뉜다. 이 중 저승편이 현재의 영화에 해당된다. 3부작 중에서도 저승편은 불교 세계관을 현대적으로 변용시켜 많은 눈길을 끌었다. 저승 가는 열차부터 지옥들을 통과하는 방법까지 작가 특위의 재치와 유머가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지장보살의 존재였다. 지장보살은 주지하다시피 지옥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지장보살은 석가모니불에게 “지옥이 텅 비지 않으면 성불을 서두르지 않겠나이다. 그리하여 일체의 중생이 모두 제도되면 깨달음을 이루리라”라고 거룩하며숭고한 서원을 다짐했다.

원작 웹툰에서는 지옥이 커져 일일이 찾아다니기 어려워지자 지장보살은 변호사를 배출하기 시작한다. 여러 시왕들 앞에서 주인공을 변호한 진기한은 지장보살이 배출한 변호사였다. 어찌보면 지장보살의 화신(化身)이라 볼 수 있다. 지장보살과 진기한은 ‘신과 함께-저승편’과 불교적 저승 세계관 모두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신과 함께’에서는 변호사 진기한이 사라졌다. 구원의 존재로서 지옥 중생을 구제하던 지장보살이 없어진 것이다. 애초 우리가 말하는 ‘지옥’은 산스크리트어 ‘나라카(naraka)’서 유래하며, 불교와 함께 중국에 수입돼 도교의 명계관과 만나 시왕사상이 됐다. 다시 말해 불교와 도교가 습합된 세계관인 것이다.

‘인과응보’ 역시 지옥 개념이 도입되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개념이기도 하다.

누구나 죄를 짓고 살고 있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변호해준 지장보살은 없어지고 비어버린 자리에는 효로 포장된 ‘신파’가 채웠다. 그래서인지 마지막까지 ‘울어, 울란 말이다’하며 밀어붙이는 전개는 일편 거북하다.

원작의 매력은 불교적인 세계관이 구현된 지옥세계와 한국 전통 민속문화들을 현대적으로 재기발랄하게 재해석하는 점이었다. 또한 이야기꾼으로서 작가의 역량도 매우 뛰어났다.

하지만, 영화 ‘신과 함께’는 어떤가. 화려한 CG는 원작이 준 매력들을 대신 해주지는 못하며 불교적 세계관은 반쪽이 됐다. 정확하게 영화 ‘신과 함께’는 불교영화가 아니다. ‘불교적 세계관을 잘 구축했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신성민 기자  motp79@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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