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장 현응 스님, 18일 신년 기자회견서 밝혀

조계종 교육원은 1월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사업 기조와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조계종이 기본교육기관 숫자 축소·구족계 수지 시기 조정 등을 골자로 다시 한번 승가교육시스템 개편에 들어간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은 1월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사업 기조와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법교화는 승가상 구현’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승가교육시스템 개편을 예고했다. 교육원이 승가교육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2010년 이후 8년만 이다.

기본교육기관 1/3로 감축 추진
구족계 수지 시점 조정 논의도

출가자 감소인한 환경 변화 원인

일선 교육현장 스님들 반발 예상
“장기 과제… 충분히 논의할 것”
 
전법·교화 역량 강화 교육은 지속
전법사·승가결사체 지원, 첫 시행

출가 절벽 시대의 대응책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승가교육시스템 개편이었다. 현응 스님이 기자회견문에 밝힌 개편 과제로는 △기본교육기관 숫자 축소 △교수 및 연구자 적정수 유지책 마련 △승가대학 축소에 따른 교수 스님 새 역할 부여 △기본교육과정 학제 조정 및 구족계 수지 시점 조정 △기본교육과정 이후 다양한 전법활동 장려 등이다.

이 같은 개편 과제는 모두 출가자 급감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실제, 교육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까지는 한해 출가자 200명 선을 유지됐지만 2016년에는 157명, 2017년에는 151명으로 줄었다. 올해에는 더 사정이 나빠져 120~130명대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출가자가 급감하다보니 기본교육기관에 입학하는 학인 수도 줄어들었다. 현재 조계종의 기본교육기관은 동국대·중앙승가대·사찰승가대학·기본선원 등으로 분류되며 총 18곳이다. 이중 상당수의 승가대학의 전체 학인이 6~9명 정도로 줄어 교육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교육원 측의 설명이다.

현응 스님은 1월 18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사업 기조와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스님은 올해 승가교육시스템 개편을 추진할 서을 밝혔다.

현응 스님은 “지금 기본교육기관 숫자는 연간 출가자가 현재보다 3~4배 많았던 20년 전에 설립된 숫자”면서 “출가자가 20년 전에 비해 1/3으로 준 현실에서 교육기관 숫자와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교육 효과와 예산 상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략적으로 현행 교육기관 중 1/3 가량을 축소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며 “교수 스님 등 교육자 스님들의 역할 문제 등도 논의해야 하며, 해당 사찰의 입장도 있다. 긴밀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장 진광 스님도 “출가자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금 조정하지 않으면, 향후 5년 내에 없어질 기관들도 적지 않다”면서 “출가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종단도 교육기관들도 유연한 사고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것이 왔다’면서도…
일선 교육 현장에 있는 스님들의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본교육기관 축소에 대해서는 ‘올 것이 왔다’는 입장이다. 출가자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시점에서는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학제 조정과 구족계 수지 시점 조정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비구 승가대학의 한 교수 스님은 “출가자 급감 시대에서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상황이자 시점이었다”면서 “기본 교육기관 축소는 교육의 질과 학인 장학 혜택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대중 생활이 요구되는 대형 사찰들이 현실적으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사업 추진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비구니 승가대학장 스님은 “기본교육기관 축소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라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학제를 조정해, 구족계를 수지하게 하는 방안에는 찬성할 수 없다. 사람이 없을수록 더욱 양질의 교육을 시켜 일당백의 수행자로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계종 교육원은 승가교육 개편 사업을 장기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일선 현장과 소통과 대중 여론 수렴도 충분히 진행한다는 것이다. 현응 스님은 “승가교육 개편은 한해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갈 사업”이라며 “추후 종단과의 논의, 공청회 등을 추진하며 폭 넓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법 역량 강화는 ‘현재진행형’
이와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응 스님은 ‘전법 교화하는 승가상 구현’이 교육원의 목표임을 재차 천명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전법사 제도와 승가결사체 발굴 및 지원 사업 등은 ‘전법 교화 승가상’을 위한 대표적 사업이다. 1~5급 승가고시에도 전법교화활동 내용을 확대하고 전법 역량 강화를 위한 장학승도 선발한다.

현응 스님은 “한국불교계의 모든 노력의 선두에는 승가가 앞장서야 하며, 승가의 수행력과 교화력도 과거보다 높고 커야 한다”면서 “교육원은 올 한해 승가의 수행과 교화활동을 더 뒷받침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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