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불교교육대학 불교문화학과 인기 높은 이유는?

부산불교교육대학이 불교문화학과를 통해 불교문화포교사를 양성 중이다. 사진은 지난 1월 9일 진행된 수업.

유서 깊은 불교역사·문화

현장서 알릴 전문인력 부족

불교문화포교사 양성으로

문화 확산·포교 활성화 도모

 

불자는 아니지만 주말마다 취미 삼아 산과 사찰을 찾아다니는 A씨. 그는 안식을 얻기 위해 고즈넉한 산사에서 법당에 들어가 불상을 마주하곤 한다. 하지만 여느 사찰을 둘러봐도 불교문화나 사찰에 담긴 옛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이가 없어 매번 아쉬움을 느낀다.

 

부산불교교육대학(학장 범혜)이 각 사찰에서 불교문화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해 아쉬움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불교문화포교사’를 양성한다. 일반 문화해설사와는 달리 불교문화를 전문적으로 이해하는 포교사로서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불교로 이끄는 역할을 담당한다. 1월 9일 부산불교교육대학이 새로 개설한 불교문화학과 수업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수업 주제는 ‘관음전과 수월관음도 그리고 지장전과 감로도’였다. 수강생들은 어람관음(물고기가 담긴 바구니를 든 관음)과 하얀 빛깔로 청정함·자비를 상징하는 백의관음보살 등 평소 자주 접하지 못한 불교문화에 귀 기울이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강의는 지난해 9월 신설됐으며 오는 2월 13일을 끝으로 학기가 종료된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진행되며 현장 학습 및 삼사 순례를 통해 직접 불교 문화재를 마주하는 기회도 갖는다. 강의 내용은 불교문화 개론 및 불상과 수인, 불교우주론을 담은 가람배치 등 불교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85명이 수강 신청해 대학 내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으며, 거제도에서 매주 강의를 찾아오는 천주교 신자가 있을 정도로 종교의 벽을 두지 않았다. 종강 후 매년 강의가 새롭게 마련되며 ‘불교문화포교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얻는다. 현재 부산불교교육대학은 ‘불교문화포교사’ 민간 자격증 인허가 심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학장 범혜 스님은 "불교문화포교사는 불교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포교 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며 문화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장 범혜 스님은 “한국 전통문화의 80% 이상이 불교문화다. 하지만 이를 일반인들 눈높이에 맞춰 잘 설명해줄 인력은 많지 않다”면서 “역사가 짧은 기독교에도 ‘기독교문화해설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교에 해설사가 없었다는 게 안타까웠다. 기존 문화해설사와 달리 불교문화를 전문적으로 알고 불자와 일반인에게 깊이 있게 설명해 줄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자 학과를 신설했다”고 불교문화포교사 양성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 해설을 넘어 일반인에게 쉽게 불교를 알려 포교에도 일익을 담당하도록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강생들은 “신행생활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수업 전과 후 사찰 방문에 큰 차이가 생겼다”면서 “강의는 포교를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불자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상민(71·총동창회장) 씨는 “신행생활을 한지 15년이 지났는데 강의를 듣고 난 후 사찰 문화재 안내판마저 새롭게 느껴진다”며 “관세음보살이 갖는 의미를 자세히 알게 된 뒤에는 집에 모신 관음보살님이 더 애틋해지고 신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장준동(58·부학장) 씨는 “불교와 인연을 맺은 지 30여 년이 됐지만 불교문화학과는 처음 들어봤다”면서 “일반인이 경전을 중심으로 불교를 접하기엔 내용이 쉽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 즐겁고 여행하는 마음으로 사찰을 찾는 일반인들이 대부분인데 그들을 대상으로 불교를 설명하기에는 불교문화가 가장 좋은 매개체가 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부산불교교육대학은 졸업자를 대상으로 전문가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사찰과 연계해 활동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학장 범혜 스님은 “현재 불자 300만 명 감소와 탈종교화에 관한 뉴스를 자주 접한다. 불교문화포교사가 새로운 포교 지평을 넓혀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관심을 독려했다.

한편 부산불교교육대학은 1982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열어 도심 포교에 앞장선 불교대학 대표주자다. 현재까지 졸업생 1만5,000여 명과 조계종 포교사 1,200여 명, 승려 100여 명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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