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경전산책을 시작하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는 바로 부처님입니다.

만물이 형성되고 사라져가는 이치를 모두 깨달아 아시며, 모든 이들에게 행복의 길을 안내하시는 우리 부처님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분입니다. 먼저 행복의 땅에 도착하시고는 뒤돌아 우리들을 향해 길을 인도하시는 그 스타일만 보더라도 어리석음으로 꽝꽝 얼어있는 우리들의 마음이 저절로 풀어집니다. 어떤 때는 대기설법(對機說法)의 간곡한 설명으로, 때로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눈짓과 마음으로, 혹은 응병시약(應病施藥)처럼 손을 꼭 잡고 문 앞까지 이르게 하시는 모습 속에서 우리를 위해 애쓰시는 부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고(禪是佛心)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며(敎是佛語)
율은 부처님의 행동이다. (律是佛行)

우리는 불교의 목적지인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해 참선, 간경, 기도, 행원 등으로 늘 수행합니다. 하지만 사실 깨닫고 난 이후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에 대해, 못 깨달았으니 알 수는 없으나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아마 일상에서 고민하던 일이 해결 되고나면 느껴지는 만족감과 시원한 해방감처럼, 해탈의 느낌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 해탈의 느낌이 온 몸을 가득 채우고 더 나아가 우주에 가득해 지는 이 기쁨의 순간을 바로 행복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이 때 중생은 환희용약하고, 부처님은 여여부동하시겠지요. 일상의 행복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또한 일상의 행복과도 같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삶에서 느끼는 소소한 깨달음조차도 나를 변화시킴으로 이루어지며 행복을 주기 때문입니다. 고정화되어 있는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새로운 관점을 만나 감동했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가치관과 만나면서 그동안 교육을 통해 형성된 명예와 출세, 청렴과 재물, 건강과 욕망의 사이에서 이룩해 온 모든 가치관들을 재배치하는 변화의 물결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바로 깨달은 이의 가치관을 우리도 가지는 것입니다.

〈모든 생명은 다 부처님이다〉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實有佛性)으로 세상을 보는 일입니다.

그동안 세상을 바라봤던 이중적 차별의 눈에서 모든 것을 평등하게 보는 부처님의 안목을 지닌 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멋진 인생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다른 종교는 전지자에게 그냥 맡기면 되지만, 우리 불교는 나를 변화시키는 수행으로 행복의 길을 갑니다. 갈고 닦는 수행의 길은 몸보다 흔들리는 마음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 이럴 때 곁에서 나를 지켜주며 의지처가 되어야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늘 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겠지요.

부처님의 가르침인 말씀을 통해 삶에 지치고 흔들리며 분노하는 나를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도 다 편안하게 해 줄 때 우린 다 같이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소통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효과면에서 최고인 언어를 통해 부처님도 중생을 교화하셨습니다. 깨닫고 난 후 45년 동안 중생들과의 소통했던 설법은 팔만대장경이 되어 지금도 우리 곁에 가까이 있습니다. 경전은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지녀야 하며, 행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대기설법〉과 〈응병시약〉이란 완벽한 형식을 통해 반드시 행복의 땅, 불국토로 인도한다는 진실성을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전을 읽는다는 것은 그 속에 담긴 부처님의 정신과 마음을 헤아리는 일입니다.

우리는 경전이 어렵다고 말하기 이전에 부처님 말씀을 듣고자 하는 마음을 먼저 내야 합니다.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경전을 A에서 Z까지 찾아가는 마음으로 각 경전의 핵심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즐거운 〈경전산책〉을 떠나볼까 합니다. 마치 부처님이 우리 곁에서 매 순간 다정한 말씀을 들려주시는 것처럼 그렇게 만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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