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 불교를 만났고, 그때부터 부처님이 말씀하신 그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오늘에 이르러 쉽고도 어려운 그 명제를 현대불교 지면을 통해 더 많은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그 설법의 장을 여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 위해 ‘밥 짓는 소리’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밥 짓는 소리’속 ‘밥’의 매력은 거기에 있으며 한 마디로 마음의 평안입니다. 가정법회 20여 년을 열며 도반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사람 사는 맛이고 멋이었습니다. 밥을 짓다 보니 밥사가 되고 법사가 되었습니다. 매일 쌀을 씻으며,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놓지 않았습니다. 도(道)가 다른 곳에 있어서 사다리 놓고 가야 하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상심이 도라는 말을 이제 조금 알겠고, 처처(處處)가 부처라는 것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까치발을 하고 잠시 담장 너머를 엿보았습니다. 시시(時時)에 스승을 만날 수 있었고 처처에 도반이 있었습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척척 잘 해내는 모범 답안 대신 작대기 쫙쫙 그어진 시험지 보여주듯 서툴지만 노력하는 내 모습이 좋습니다. 인생은 숙제가 아니고 축제입니다.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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