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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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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살린 서옹 스님의 촌철살인 감로법문① 前 조계종 종정 서옹 스님

“그 고문 경찰관을 부처님의 눈으로 봐라”
감형된 스토리, MBC서 수사반장으로 제작
서옹 스님 실제 드라마에 출연, 뜨거운 반향

사형수들을 중심으로 포교에 나선지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책을 몇권 써도 다 모자랄 정도로 많은 분들을 만났다. 이들 중에는 내가 이렇게 반세기동안 오늘날까지 사형수 포교에 나설 수 있는 큰 힘이 돼준 분들이 많다. 그 가운데 가장 감사하고 잊을 수 없는 스승이 바로 조계종 종정을 지내신 서옹 스님이다. 서옹 스님은 실천궁행과 더불어 불교의 생활화, 현대화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서옹 스님은 평소에 “수행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화두를 들고 정진하는 게 가장 간단하고 병폐도 없다”며 참선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특히 말년에는 “종교적 생명력이란 허무한 인간을 극복하고 초월해 자기 밑바닥에 있는 참다운 인간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라며 백양사에 참사람 수련원을 개설하는 등 ‘참사람 운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2003년 12월 13일 서옹 스님은 백양사 설선당(說禪堂)서 “이제 가야겠다”고 말한 뒤 앉은 자세로 좌탈입망(坐脫立亡) 하셨다.

서옹 스님은 정말 자애로운 분이었다. 자비심이 분노심을 이긴다는 말을 몸소 실천해 보인분이기도 했다.

서옹 스님과의 일화는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무렵 서옹 종정 스님과 사형수 살리기 운동을 함께 한 일이 있었다. 현재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어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억울한 사형수가 있었다. 고문 당해서 범행현장에 가지도 않고, 전혀 그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 대법원서 사형이 확정된 것이다. 사정을 들어보니 너무 딱하고 억울해 탄원을 하는데 서옹 종정 스님을 모시고 싶었다. 스님을 모시고 사형수가 있는 서울구치소로 갔다. 사형수 방에는 아무도 못들어간대서 밖에 사형수를 교화하는 교화실서 그를 함께 만났다. 부처님을 모셔놓은 방이었다. 그 사형수는 “나는 노모와 두 어린 자식이 있는데, 내 생명을 박탈한 그 경찰관을 아무리 부처님 법으로 용서하려고 해도 도저히 용서안된다. 어떤 마음을 가지면 그 원수를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서옹 스님께 물었다. 죄도 안짓고 범행 현장에 가지도 않았는데 그런 누명을 쓰고 사형장으로 가야 하니, 아무리 부처님법을 믿고 참회를 해도 용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말을 다 들은 종정 스님은 “그 고문 경찰관을 부처님으로 봐라”고 엄중한 어조로 답하셨다. 그리고 부연 설명을 덧붙이셨다. “너를 고문한 경찰관을 부처님으로 보라는 얘기는, 그 사람을 가슴으로 진정 용서하면 부처님 같이 보인다. 그러면 네 마음이 편할 것이다. 다시말해 미워하는 그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너는 못내려놓고 있질 않느냐. 너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하자 그 사형수가 삼배를 하면서 “앞으로 부처님으로 보겠습니다. 지장보살님같이 생각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곁에서 지켜보던 나도 가슴이 뭉클해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기를 죽이려 했던 원수를 용서한다는 것은 대자비심이 아니면 결코 할 수 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서옹 종정 스님 등이 주축이 돼 여러 분들이 억울한 누명을 벗게 해달라고 적극 탄원한 결과 사형에서 무기로 감형이 됐다. 살아 난 것이다.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다. 대법원서까지 확정된 사안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 사면을 통해 무기로 감형해 준 것이다. 서옹 종정 스님은 누구보다도 매우 기뻐하셨다. 사형수가 무기수로 감형됐으니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에 언론이 얼마나 관심을 가졌겠는가.

MBC 드라마 〈수사반장〉에 출연한 서웅 스님(앞줄 중앙). 맨 왼쪽이 반장역을 한 탈랜트 최불암 씨, 그 옆이 사형수 역을 맡은 배우 전무송 씨. 오른쪽서 두 번째가 삼중 스님.

MBC 문화방송은 <수사반장>이란 대표적 인기 프로그램에 부처님오신날 특집 2부작으로 이 사형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했다. 이 드라마에는 서옹 종정 스님도 직접 출연하셨다. 조계종 종정 스님이 드라마에 출현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었다. 당시 나도 함께 출연했는데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드라마니까 분장을 해야 하는데, 분장사가 다가오자 서옹 종정 스님은 분장같은 것은 수행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거절하셨다. 스님은 로션하나 안바르는 분이셨다. <수사반장>세트장서 촬영을 하는데 사형수가 세 번 절하자 스님은 딱 한마디 “그 원수를 부처님으로 봐라”는 말씀만 하셨다. 실제로 하신 이야기 한마디가 서옹 스님이 맡은 유일한 대사였다.

상업적 드라마에 조계종 종정 스님이 직접 출연했다하니까 신도들이 난리가 났다. 당시 서옹 스님이 계시던 백운암으로 일부 신도가 몰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난리를 겪으신 후 서옹 스님께서 나에게 전화를 하셨다. “신도들이 종정이신 분이 그런 드라마에 출연하시면 안된데. 그러니 피디한테 얘기해서 내 분량은 좀 빼줘”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사형수가 살아난 이야기 특집이니까 그것이 불교의 큰 포교입니다. 종정 스님께서 법문을 해주셔서 사형수가 살아났다는 감동스런 이야기를 그 사람들이 지금은 싫어해도 방송 보고나면 달라질 것입니다”고 설득했다. 내 예상은 적중했다. 역시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종정 스님의 촌철살인같은 감로법문에 감동의 눈물을 흘린 것이다. 지금도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주신 서옹 큰 스님에게 감사드린다. 스님의 자애롭고 따뜻한 미소가 이 추운 겨울 더욱 그리워 진다. 정리=김주일 기자

김주일 기자  kimji42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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