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각 종단, 무술년 시무식으로 새해 다짐

조계종의 무술년 다짐은 ‘중생무변서원도’의 실천이다. 사진은 2일 시무식이 끝난 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서 교역직·일반직 종무원들이 합장하며 다짐을 되새기는 모습. 사진=박재완 기자

조계종을 비롯한 한국불교계 각 종단이 무술년 새해를 맞아 중생구제와 한층 발전된 종무행정에 매진할 것을 서원했다.

조계종-중생구제 원력
태고종-대북채널 구축
천태종-종무행정 발전
진각종-업무규정 정립

먼저 조계종(총무원장 설정)은 지극한 불심을 바탕으로 사홍서원 제1서원인 ‘중생무변서원도’ 실천을 다짐했다. 조계종은 1월 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홍 스님 등 교역직·일반직 종무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기2562년 무술년 시무식을 봉행했다.

이날 설정 스님은 신년덕담을 통해 개개인의 선의(善意) 의지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스님은 “인간의 가치 중 가장 소중한 것으로 성격 가치를 꼽을 수 있다. 누군가 좋은 능력과 지식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양심이 없다면 결국 악의 구렁텅이로 떨어지기 쉽다”면서 “우리가 하루하루를 매순간 얼마나 성실하게 선의 의지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개인도, 집단도 번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정 스님은 이어 “우리가 아침마다 기도하고 발원하는 것은 어떻게 중생을 편안케 하고, 희망을 줄 것인가 고민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목적으로 모인 대중이라면 그 뜻을 이행하고 성취하기 위해 좋은 성격을 바탕으로 출발해야 한다”며 “부처님의 위대한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시키고, 더 많은 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해 올해도 힘차게 헤쳐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종무원들은 성만제 종무원조합 위원장이 대표로 낭독한 발원문을 통해 “본래 지니고 있는 저마다의 신심과 원력으로 우리 종단을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나는 불교로 만들겠다”면서 “종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과 실천이 종단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을 확신하며, 모든 중생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중생을 다 건지겠다’는 서원을 앞장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태고종 시무식에서 사부대중이 원로스님들에게 3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사진=박재완 기자

태고종(총무원장 편백운)은 중국불교를 통한 독자적인 대북채널 구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태고종은 3일 서울 사간동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대불보전서 원로스님과 총무원 소임자들을 비롯한 사부대중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 및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태고종은 이날 유영복 중국국제발전원조위원회 비서장을 종단 중화인민공화국 친선대사로 위촉했다. 유 비서장은 중국 공산당 산하기관 고위인사(차관급)로서 지난해 말 태고종 간부스님들과 한 차례 환담을 나눈 바 있다.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은 신년사에서 “중국불교와 교류를 확대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종단이 북한불교와 독자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불교 협조를 받아 북한과 접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편백운 스님은 또 “지난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민주정부가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우리 종단 역시 종도의 기대 속에 출범한 새 집행부가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새해에는 가슴을 활짝 열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는 성숙한 자세로, 사람 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힘써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양 구인사 설법보전서 봉행된 천태종 시무식. 사진제공=금강신문

천태종(총무원장 춘광)도 4일 단양 구인사 설법보전서 총무원장 춘광 스님을 비롯해 각 부서장스님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춘광 스님은 신년사를 통해 “무술년 새해에도 우리는 자신의 수행적 성취와 종단의 발전으로 상월원각대조사님의 큰 원력을 이뤄 가는데 한마음 한 뜻이 돼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승속이 따로 없고 노소가 다르지 않으며, 상하구별이 있을 수도 없다. 우리는 천태종이라는 큰 가르침 아래에서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사명에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회성 정사를 비롯한 진각종 종무원들이 시무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밀교신문

진각종(통리원장 회성)은 2일 진각문화전승원 4층 대회의실서 전 종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봉행했다.

이날 통리원장 회성 정사는 “종교의 본질은 수행과 교화다. 전국의 스승님들이 수행과 교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는 곳이 중앙종무기관”이라며 “각 부서별로 업무 규정을 정립하고, 제도에 근거해 신뢰받을 수 있는 종무행정을 꾸려가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외에 불교계 전법 신행단체들의 새해 활발한 활동을 다짐하는 자리도 이어졌다.

조계종 중앙신도회(회장 이기흥)를 비롯한 서울 전법회관 입주 전법ㆍ신행단체 12곳은 2일 전법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신년 시무식을 함께했다.

이번 시무식은 2008년 전법회관 준공 이래 처음 열린 자리다. 전법회관에는 중앙신도회, 대한불교청년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공무원불자연합회, 경제인불자연합회, 한국교수불자연합회, 국제포교사회, 한국불교네트워크,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 불교스카우트연맹, 좋은벗 풍경소리 등 총 12개 단체가 생활하고 있다.

전법회관에 입주한 신행단체 관계자들이 시무식에서 주먹을 불끈 쥐로 희망찬 새해를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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