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일 태고종 시무식서… 종단협 의전순서 문제제기도

태고종 총무원 시무식 및 하례법회서 대중이 원로스님들에게 3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태고종이 무술년 새해를 맞아 중국불교를 통한 독자적인 대북채널 구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태고종(총무원장 편백운)은 1월 3일 서울 사간동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대불보전서 원로스님과 총무원 소임자들을 비롯한 사부대중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 및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태고종은 이날 유영복 중국국제발전원조위원회 비서장을 종단 중화인민공화국 친선대사로 위촉했다. 유 비서장은 중국 공산당 산하기관 고위인사(차관급)로서 지난해 말 태고종 간부스님들과 한 차례 환담을 나눈 바 있다.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은 신년사에서 “중국불교와 교류를 확대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종단이 북한불교와 독자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불교 협조를 받아 북한과 접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편백운 스님은 또 “지난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민주정부가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우리 종단 역시 종도의 기대 속에 출범한 새 집행부가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새해에는 가슴을 활짝 열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는 성숙한 자세로, 사람 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힘써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은 이날 중국불교 협조를 얻어 독자적인 대북채널을 마련할 것을 밝혔다.

한편 편백운 스님은 현재 뒤로 밀린 태고종의 한국불교종단협의회(종단협) 의전 순서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정되지 않을 시 종단협 회장에 출마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스님은 “전통종단인 태고종이 신생종단에 밀려 5위에 머물고 있다. 종단 내부문제는 죄송하지만 개인 잘못으로 인해 태고종 위상까지 폄하된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의전순서를 과거처럼 되돌리지 않으면 회장에 출마하겠다고 말해 놨다. 태고종이 회장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력히 밝혔다.

하지만 종단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부회장은 별도의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데다 지난 이사회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했다. 또한 그동안 관례상 조계종이 회장을 맡고, 가장 많은 회비를 납부해왔다는 점에서 회장 출마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태고종은 2015년 1월 총무원 청사 점거과정서 폭력사태가 발생해 종단 대표성 혼돈과 행정대상의 부재가 빚어졌다. 또한 회비 체납까지 불거져 그해 7월 종단협은 이사회서 태고종 회비 미납분 3300만원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10월까지 납부를 약속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납부가 이뤄지지 않은 채 11월 도산 스님은 법정구속됐다. 이후 종단협은 12월 이사회를 통해 태고종의 자격정지를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2016년 6월까지 정상화하지 못할 경우 자격이 상실된다는 결의내용을 통보했다. 이에 태고종은 4월 26일 회비 완납 후 부회장 복귀를 요청, 종단협은 태고종의 복귀와 함께 의전순서를 부회장 종단 중 하위로 한다고 결의했다. 아울러 2016년 7월 종단협 회비체계를 개편하면서 천태종이 수석부회장, 진각종이 차석부회장을 맡아 일반부회장보다 더 많은 회비를 납부하고 있다. 이처럼 이사회 결의를 뒤집고 문제제기만으로 태고종이 과거처럼 2번째 의전순서를 배정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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