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이나 출세간이나 사는 모습이 법 안에 있지 못할 때, 그 세상은 시끄러워진다. 어느 새 한 해가 지나가고 다시 새해다. 세간엔 지난 한 해 시끄러웠던 일들이 여전히 시끄럽게 많이 남아있다. 돌이켜 보면 지나온 여러 해가 늘 그랬던 것 같다. 더구나 해를 더할수록 그 법과 어긋나 있는 모습들의 정도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 같아 마음의 씁쓸함 역시 해를 더할수록 더하다. 다투고, 속이고, 감추고, 외면하고, 빼앗고. 그 모습이 점점 익숙해지기까지 하는 세태가 안타깝다. 친구가 서로 무섭고, 이웃이 서로 무섭고, 선생과 제자가 서로 무섭고, 국민과 국민이 서로 무섭고, 심지어 부모와 자식이 서로 무서운 일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 같아 무섭다. 문제는 그렇게 여법하지 못 할 때, 누군가는 반드시 슬프고 아파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울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며 나의 부모와 자식이 울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여법하지 못하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안 될 일이다. 친구라는 말, 이웃이라는 말, 선생님이라는 말, 어르신이라는 말, 위정자라는 말이 따뜻한 말로 있어야 한다.

이제 부처님의 시절과 또 한 해 멀어졌다. 멀어지는 일만 남은 것은 어쩔 수 없어도 부처님 법은 늘 가까이 있어야 한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악을 행하면 괴로운 과보 받고 선을 행하면 선의 과보 받는다”고 하셨다. 우리가 하자. 부처님 가까이 사는 우리가 먼저 걱정하자. 새해 아침. 값진 시간이다. 이 시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가. 꽃이 피는 봄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먹먹한 일인가. 오늘, 향 한 자루 들고 부처님 앞에 서자. 그리고 서원하자. 우리 모두 여법한 한 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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