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군승파송 50년, 군포교 과제는?

1968년 11월30일 5명의 불교 군종장교가 최초로 임관했다. 군승(軍僧) 제도의 역사적인 출발이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군종제도는 1951년 2월 육군본부 인사국 내 군승과가 설치된 것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군승(軍僧)과임에도 이 해 군종 1기에는 군승이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초대 군승과장도 목사가 맡는 등 군대 내 전법과 포교는 기독교에만 허락된 분야였다. 불교계의 노력 끝에 이로부터 17년의 시간이 지난 군종 23기가 되어서야 드디어 군승 1기 5명이 탄생했다. 1968년 8월 불교군승요원 19명의 증편이 결정된 것이다. 이후 군승들을 비롯한 군종특별교구를 정점으로 군포교는 발전해왔다.

1969년 육군중앙법당이 건립된 이후 현재 400여 군법당이 건립됐으며, 육해공군에 140여 군승법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군승파송 50년은 불교 군포교의 역사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근 군 내 종교인구는 급감하고 있다. 군 내 종교인구는 2007년 39만 6000여명 수준에서 2017년 23만 4200명 수준으로 16만여명이 감소했다.

다만 불교계는 군포교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다. 2007년 군내 종교인구의 28.1%인 11만 1500여 명이었던 군 내 불교신자는 2012년 25.8%인 8만 4000여 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7년 현재 6만 여명인 군불자는 군 내 종교인구의 25.9%로 5년 사이 소폭 회복됐지만 전체 종교인구 감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덕현 기자 noduc@hyunbul.com

출가자 감소 영향, 군승 장려로 돌파

군장병을 비롯해 군장성 등 군불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군승법사들은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승파송 50년을 맞은 2018년 군승법사는 총 137명이 활동하고 있다. 육군 93명, 해군 20명, 공군 24명 등 전국 각지의 법당에서 활발한 전법을 펼치고 있다.

군승법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길고 까다롭다. 먼저 군종장교로 임관하기 위해서는 국방부 법에 따라 시험을 통과한 후 일정한 입대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군승법사로 임관하기 위해서는 2년간의 출가생활을 해야 하고, 후보생 기간동안 매년 하계, 동계에 소집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지적돼 온 자질 향상은 다양한 교육을 통해 개선된 상태다. 먼저 예비군승 관리가 강화돼 매년 6월 예비군승 선발과 12월 임관대상자 선발 등으로 체계화됐다. 군승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되어 종립대학 재학생 학기 중 연 4회 교육이 실시되며 현역 군승법사 연수 및 포살 교육도 매년 실시되고 있다. 동안거 수행, 수련회, 군승포살 등이 실시되는 등 ‘수행’ 덕목이 중요시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학생군사학교 입대 전 교육이 3주간 진행되는데 의식과 설법, 상담과 군이해 교육 등 집중교육이 실시된다.

문제는 이러한 우수 군승들이 군포교 현장에서 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려책이 부족하는데 있다.

군승 역대 수상자 현황을 보면 2011년 13명, 2012년 15명 등 10여명이 넘게 포상자가 나왔지만, 2013년 7명, 2014ㆍ2015ㆍ2016년 6명, 2017년 5명 등 매년 포상자가 줄고 있다.

포교분야의 최고 권위상으로 꼽히는 포교대상 수상자 현황에서도 2004년부터 2013년까지는 2007년과 2012년을 제외하고 매년 수상자가 배출됐지만 최근에는 2016년 2명 외 배출되지 않았다.

‘스님’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된 만큼 전역 후 출가본사로 돌아갔을 때 포교경력이 활용되는 기반 마련도 필요하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는 2008년 예비역 군승법사들의 의견을 받아 조계종 총무원과 경력 인정에 대해 논의했다. 총무원 총무부에 따르면 현재 법계고시 등의 불이익은 없는 상태지만 특별한 고과 또한 없는 상태다.

한 현역 군승법사는 “군승법사들은 사실상 군포교의 중심”이라며 “군승법사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장려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승파송은 스님으로의 정체성이 강화되는 만큼 불교계의 출가자 감소 영향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예비군승 현황을 보면 국방부에서 필요로 하는 군승법사는 11명, 14명, 14명, 11명, 19명으로 매년 10여명이 임관하고 있다.

2010년 군승 독신 예외조항이 삭제된 이후 종립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받았던 군종장교사관후보생(군승후보생)은 2~4명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대졸 스님을 대상으로 받는 예비군승요원이 2013년 4명에서 2014년 8명, 2015년 5명, 2016년 9명, 2017년 15명으로 대폭 증가해 수급난은 해소된 상태다. 하지만 예비요원은 2018년 20명, 2019년 15명 이후 2020년 5명 등으로 지속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에 따르면 올해 3월 사미와 사미니 수계를 준비 중인 행자는 약 80명 정도로 실제 수계 인원은 60여 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비구 스님은 30여 명 수준으로 35세 이하인 군승요원 대상자는 더욱 줄어든다.

군장병, 군종병 신심 중심 세우다

군장병 포교는 군내 군불자 감소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장병 수계는 군종특별교구를 비롯해 군포교에서 집중 전개하고 있는 분야다. 최근 5년간 각급부대 수계 인원을 보면 2013년 10만 5000여 명에서 2014년과 2015년 11만 6000여 명, 2016년 12만 4200여명, 2017년 11월 30일까지 10만 3000여 명 등 꾸준히 증가해 왔다.

특히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 신법당이 2012년 완공된 이후 매년 6만여 명의 장병이 이곳에서 불자로서 원력을 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력을 일선부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게 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여정 강건욱 법사는 “그동안의 먹거리 포교 외에도 군장병들이 군법당에 와 신심을 내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포교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는 올해부터 일선 부대에 ‘평화의초’ 보급을 통해 군장병 신심 증장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같은 장병으로서 군장병 신행활동의 중심역할을 맡는 불교군종병 충원도 중요한 과제다. 2018년부터는 그동안 일선부대에서도 선발됐던 군종병이 병무청 특기병 선발로 단일화된다. 자대에서의 군종병 선발 과정이 없어짐에 따라 그동안 결원 시 군승법사들의 노력으로 많은 부분 충원해 왔던 군종병 확보가 시급해졌다.

이에 군종특별교구는 지난해 11월 3일 2018년도 불교군종병 모집계획 안내 등 첫 홍보자료 배포를 통해 홍보를 시작했다. 특히 불교 군종병의 경우 지원 미달로 2017년에도 5명 선발에 10명이 지원했지만 2차 10명 선발에 8명, 3차 10명 선발에 7명으로 미달됐다.

군종특별교구 관계자는 “현재 불교군종병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감소로 우수 불교군종병 자원 확보가 제한되고 있다. 군포교 현장에서의 장기적인 역량 저하가 우려된다”며 “기독교 군종병의 경우 평균 2.5:1의 경쟁률이나 불교군종병은 관심이 저조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군종특별교구는 2018년 종립대학을 비롯해 일선 대학 및 대불련 등에 홍보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그 무엇보다 군장병들의 불교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군종병 수급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국 교구본사나 지역사찰, 대불련, 각 사찰청년회와 군종특별교구 간의 매개체가 필요하다. 김성권 대불청 회장은 “지역사찰 뿐만 아니라 불교 청년단체 활동가들의 입대 예정자 정보를 특별교구에 제공하고, 전역 불자장병도 소개받는 등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노력이 다양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군장병들이 법당에서 접하는 맞춤형 교자재도 필요하다. 현재 국방부 국군법요집 개발TF(팀장 지용 구윤호 군승법사)가 지난해 12월 사진 및 컬러로 된 신규 법요집을 펴낸데 이어 다양한 의식집도 펴낼 예정이다.

군종교구 교육국장 지운 스님은 “전투 중 시행되는 각종 불교의식을 정립한 ‘전시법요집’ 및 청년 장병이 함께 공부할 만한 ‘국군 경전 선집’, 출신 재적본사에 따른 다양한 의식을 담은 ‘기도의식집’ 등이 현재 연구 중인 상황”이라며 “군법회 현대화는 미래포교의 출발선이다. 불교포교 발전을 위해서도 불자들이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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