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 10대 뉴스

 

조계종·태고종 새 총무원장 선출

한국불교 장자종단 조계종의 수장이 자승 스님에서 설정 스님으로 8년 만에 변경됐다. 덕숭총림 방장 출신의 어른을 모셨다는 평을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파열음은 결코 작지 않았다. 종단 외적으로 전국선원수좌회를 비롯해 종단개혁 연석회의,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는 촛불집회를 개최하는 등 종권분산과 직선제, 재정투명화 등을 촉구했다. 또한 선거과정서 설정 스님에게는 학력 논란·재산 및 은처자 의혹이, 수불 스님에겐 금품살포 의혹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의혹 해소를 비롯해 대탕평책을 중심으로 한 종단 화합이 과제로 남았다.

제2종단 태고종은 집행부와 비상대책위 간의 폭력사태로 인한 상처를 딛고 편백운 스님을 신임 총무원장으로 선출했다. 편백운 스님은 2위 능해 스님을 단 3표차로 제치고 행정수반이 돼 종단 내 갈등 해소와 대외 위상 회복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부처님오신날’ 공식 명칭돼

내년부터 공휴일 ‘석가탄신일’의 공식명칭이 ‘부처님오신날’로 변경된다. 정부는 지난 10월 10일 오전 국무회의서 공휴일 석가탄신일 명칭을 ‘부처님오신날’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긴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불교계 등에서 석가탄신일 공식 명칭을 부처님오신날로 사용하고 있어 현실을 반영해 명칭을 변경했다”며 “법령 용어를 한글화하는 취지도 있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부처님오신날’ 명칭 변경은 불교계의 숙원사업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공약사항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조계종, 천태종 등은 일제히 환영 논평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공식적인 부처님오신날로 맞이하게 됐다. 종단은 이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정부의 노력에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종교인 과세 대비로 분주

내년 1월 1일자로 시행될 종교인 과세 준비로 불교계가 분주했다. 조계종은 관련 TFT를 구성하고, 과세대상과 비과세대상에 대한 구분을 비롯해 중앙서 업무를 담당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달에는 일선사찰 담당자 전체 교육을 실시해 종교인 과세에 만전을 기했다. 태고종 역시 내년 3월 이내에 종단차원의 지침서를 제작해 전국단위 교구종무원에 배포, 행정적 어려움이 없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천태종은 과세 대상자가 극히 적어 특별한 세부지침을 마련하진 않았다. 진각종은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종단 방침을 정하고, 교육을 통해 대비에 나섰다.

韓中日 불교우호교류 20년

올해는 한·중·일 3국의 황금유대 2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였다. 3국의 본격적인 교류는 1993년 당시 조박초 중국불교협회장의 상설회의 기구 구성 제안에 따라 시작됐다. 이후 3국은 매년 돌아가며 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불교인재 양성과 학술교류, 생명·평화 등을 주제로 뜻을 함께해왔다. 20주년을 맞은 올해는 한국대회 차례로, 서울 봉은사서 전쟁 없는 세상을 발원하며 각국 불교 지도자들이 20년간 이어온 황금유대를 재확인했다. 특히 한국 측에서는 20주년을 기념해 목발우를 직접 제작해 중국과 일본 불교지도자들에게 발우공양 체험을 제공하고, 발우를 선물해 의미를 더했다.

출가 절벽… 종단 첫 출가자 모집

가속화되고 있는 출가자 감소에 출가 문화도 바뀔 것인가. 한 해 출가자 200명 선이 무너진 2016년 이후 출가자는 150명 선을 유지해왔지만, 내년에는 이마저도 위태한 상황이다. 이에 조계종이 종단 사상 처음으로 출가자 모집 공고를 내는 등 홍보까지 나섰다. 조계종 교육원은 내년 1~2월을 중심으로 출가를 독려하는 홍보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내년 3월 사미·사미니 수계를 준비 중인 행자는 약 80명 정도. 평균적 중도퇴사율 27%를 감안하면 실제 수계 받을 인원은 60명 정도에 그친다. 2년 만에 한해 출가자 150명 선도 무너진 것이다.

이에 현 출가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행자들에 대해 교육보다 사찰 인력으로 활용하는 절집 문화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잇따른 승려 성추문 ‘얼룩’

정유년은 중진급 승려들의 성추문으로 얼룩진 해였다. 먼저 법보종찰 합천 해인사 산내암자 고불암 감원 J스님이 여종무원 성추행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이에 해인사는 J스님에 대한 산문출송을 결의하고, 고불암을 직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성평등불교연대의 성명 발표와 조계종 호법부의 담화문 발표 등도 이어졌다.

칠곡 송림사 주지 H스님의 종무원 성폭행 파문은 이보다 심각했다. 언론보도를 비롯해 공중파에 관련 내용이 알려지면서 조계종단 내에서도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컸다. 또한 H스님이 사건 보도 직후 환속제적원을 제출해 일반인 신분으로 돌아가면서 종단차원 징계가 전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의 여직원 성추행 혐의는 해결되지 않고 해를 넘겨 지속됐다. 다만 최근 검찰이 징역 6월을 구형하면서 내년 1월에 열릴 최종선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Z세대 포교 논의 활발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SNS와 인터넷 동영상 미디어를 접하고 사는 젊은 세대를 칭하는 신조어다. 불자인구 감소 국면에서 미래세대 포교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불교계에서도 이들 Z세대 포교에 대한 논의가 활발발 하게 이뤄졌다.

가장 먼저 조계종 포교원이 7월 4일 미디어 전법 연찬회를 연데 이어 유튜브 속 불교 콘텐츠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 조계종은 새해 미디어 전법에 주력할 예정이다. 불교언론문화상에서도 본지가 연속기획한 ‘이젠 Z세대 포교다’ 기획을 비롯해 ‘I Go 절 RUN’ 유튜브 크리에이터 강산 씨가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이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4차 산업과 불교’ 논의 눈길

올해 불교학계 이슈는 단연 ‘원효’와 ‘4차산업’이었다. 특히 4차산업은 현 사회에서 가장 긴밀히 다뤄지는 새로운 화두로서 종교계가 이를 논의한 것은 최초였다. 이를 주도한 것은 한국불교학회였다. 한국불교학회는 생소한 ‘4차산업’을 연구·연찬하기 위해 3월부터 7월까지 5회에 걸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기술 △스마트 시티 △가상 및 증강현실(VR·AR) 등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를 바탕으로 12월 2~3월까지 ‘4차산업과 불교’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개회식에만 800며 명의 사부대중이 운집했으며, 당시 학술대회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참여자가 몰려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국종교학회와 <불교평론> 등에서도 4차산업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와 논단을 진행키도 했다.

모바일 앱 등 새 전법 매체 개발

불교계에서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다양한 수행, 참여형 어플리케이션이 선보였다. 특히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수행 공유나 상담 기능을 첨가해 세대를 막론하고 어디서나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었다.

조계종 포교원이 11월 5일 발표한 ‘붓다로살자’ 모바일 앱은 참선, 염불, 독경, 사경, 주력, 명상, 108배, 개인수행의 다양한 선택수행과 나의 수행기록 기능을 담았을 뿐만 아니라 유튜브 속 명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등의 기능을 갖췄다. 이와 함께 4050세대, 청소년을 위한 마음거울 108앱, 불교계 방송 콘텐츠를 모바일로 즐기는 BBS불교방송 통합앱 등이 개발돼 선보였다.

포항 지진 피해자에 앞장서 위로한 불교계

5.4규모의 강진이 11월 15일 포항을 뒤흔들었다. 학교와 길목 건물들아 무너져 역대 최초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기도 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포항으로 긴급구호단을 파견해 구호물품ㆍ심리상담 지원부스를 운영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강진 발생 다음날인 11월 16일 주민들이 대피해 지내는 흥해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했다.

총무원장 취임 후 첫 대외활동이었다. 태고종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은 11월 19일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의 태고종 사찰을 방문했다. 이 외에도 불교계의 위로 방문, 위로금 전달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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