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의 열반경종요|은정희·김용환·김원명 역주|민족사 펴냄|2만8천원

민족사 학술총서 제 72번째 책으로 〈원효의 열반경종요(涅槃經宗要)〉가 출판되었다. 이 책은 원효 연구의 대가인 은정희 선생이, 젊은 학자인 김용환, 김원명 선생과 함께 10여 년 간 묵묵히 매진한 번역의 결과물이다. 은정희 선생은 1991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원효의 〈대승기신론소·별기(別記)〉를 완역했다. 이후 원효의〈금강삼매경론〉과 〈이장의(二障義)〉를 역주(譯註)했고, 이번에 나온 책은 원효 저술에 대한 네 번째 역주서이다. 이것은 ‘원효 탐구 50년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열반경종요〉, 열반경 핵심 요약
단순 번역 넘어선 비교 역주서

〈열반경〉은 대승불교 경전 가운데서도 후대에 성립한 경전으로, 최초로 “일체중생은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을 갖고 있다(一切衆生 悉有佛性)”고 하는 내용이 설해져 있다. 또한 부처님은 80세로 열반(입멸)한 것이 아니고 항상 이 세상(법계)에 계신다는 ‘불신상주(佛身常住)’가 설해졌으며, 또한 열반은 무상한 것이 아닌 진정으로 영원한 것이며, 진정은 즐겁고, 진정한 나이고, 진정으로 깨끗하다는 ‘열반상락아정(涅槃常樂我淨)’에 대해 설한 경전이다. 즉 열반경은 열반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서술했다고 할 수 있다.

‘열반(涅槃)’이란 산스끄리트어인 ‘니르바나’의 한자 표기(소리 표기)이다. ‘니르바나’는 ‘번뇌를 소멸하다’는 뜻이며, 곧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無智)이라고 하는 삼독(三毒) 번뇌의 불을 꺼버리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열반은 깨달음과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동시에 ‘죽음’을 뜻하는 의미로도 널리 사용된다. 마음의 괴로움과 함께 육체적인 괴로움까지 소멸돼야만 진정한 의미의 열반이란 것이다. 그런 관점서 부처님을 비롯한 고승들의 죽음을 ‘열반’ ‘입적(入寂=번뇌가 소멸되어 고요해짐)’ ‘입멸(入滅=번뇌가 소멸 세계에 들어감)’ 등이라고 하게 된 것인데, 그 의미는 모두 깨달음과 동의어이다. 또한 ‘깨달음’의 뜻으로 ‘멸도(滅度)’라고 한역(漢譯)한다.

그리고 육체마저 소멸된 상태를 ‘반열반(般涅槃)’이라고 하는데, 반열반은 ‘완전한 깨달음’이다. 따라서 ‘열반’ 혹은 ‘반열반’은 불교 최후의 실천목적이라 할 수 있다. 은정희 선생 등 3인이 역주한 이 책은 신라의 대표적 고승인 원효 스님이 36권에 달하는 방대한 ‘열반경’의 핵심을 요약한 〈열반경종요(涅槃經宗要)〉를 번역하고 이어 상세히 주석을 붙인 책이다. 단순한 번역이 아니고 몇 가지 번역서에 대해 자세하게 비교 대조한 역주서이다. 따라서 원효의 열반경종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는 참고서가 될 것이다.

역주자 은정희 교수는 “역주자인 세 사람은 6년 동안 매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모여 역주 작업을 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섯 차례 이상을 반복했다. 인용문마다 출처를 찾아 대조하고, 도표와 전체 구조표를 만들어 가며 읽고 또 읽었다. 특히 김용환 선생의 치밀한 사고와 철두철미한 탐구정신은 번역의 충실성을 더하는 데에 일조했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회고했다. 김주일 기자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