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새해맞이 전국 템플스테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전국 56개 사찰서 2018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사진은 성주 심원사서 진행된 새해맞이 템플스테이. 사진제공=한국불교문화사업단

해[日]는 어김없이 뜨고 저물고, 또 다른 해[年]는 유유히 흘러 막바지에 다다랐다.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국가 중대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정유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아뿔싸! 그러고 보니 새해엔 또 어떤 다짐을 해야 할지 아직 고민조차 못했다. 또 올해 1월 첫날, 정유년을 맞이하며 그렸던 나의 연간 목표는 달성했을까? 역시나 부족함과 아쉬움이 남는다.

연말연시는 누구나 그렇듯 늘 반성과 다짐의 연속이다. 학생에겐 입시, 직장인에겐 처우 개선, 부모에겐 가정 평화, 노인에겐 건강까지…. 각자 자신만의 목표와 굳건한 의지로 첫날 첫해를 바라보며 기원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을 돌이켜 매년 이 시기, 늘 반성하고 다짐만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올해만큼은 그 마음 잠시 내려놓자. 대신 고즈넉한 산사에 머물면서 산봉우리로 얼굴 내미는 해를 편안하게 바라보자. 또 숨 가쁘게 달려온 나의 과거는 어땠는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내 진심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돌아보자. 이미 전국의 수많은 사찰은 당신의 편안한 발걸음을 위해 문도 없는 일주문을 더욱 환히 열어놓았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운영하는 2018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는 전국 56개 사찰서 진행된다. 프로그램도 예년과 달리 변화를 줘 △자기성찰 놀이 △나에게 편지쓰기 △소금만다라 명상 △원망과 분노 놓아주기 등 스스로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들이 다수 마련됐다. 이 중 눈에 띄는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들을 정리했다.

대광사 ‘미륵부처님과 새해소원’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대광사는 단일 목조건물로는 동양 최대 규모인 미륵보전이 유명하다. 올해 낙성식을 마친 미륵보전은 한국을 대표하는 신응수 대목장이 불심을 바탕으로 주도해 14년에 걸쳐 조성했다. 이 때문에 대광사의 이번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는 과거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주제 역시 ‘미륵부처님과 함께하는 새해 새소원 맞이’다.

대광사에서 눈여겨볼 프로그램은 ‘나 자신에게 편지쓰기’다. 올해의 나를 놓아주고 격려하는 한편, 새해의 나를 위해 마음을 내는 것. 조금은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위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 부끄러움도 잠시, 어느새 어떤 글을 남길까 고민에 빠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대광사는 이와 더불어 △미륵보전 소원기도 △108배 참회기도 △소원등 만들기 등 다채로운 세부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031)715-3404

백련사 ‘소금만다라와 새해맞이’
경기도 가평 백련사는 오래 전부터 우수 템플스테이 사찰로 이름난 곳이다. 잣나무숲을 중심으로 자연환경도 일품이지만 참가자들의 자존감과 가족애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많이 다룬다. 새해맞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서는 ‘소금만다라’가 이에 해당한다.

소금만다라는 6가지 색소금으로 만다라문양을 자유롭게 채우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6명씩 팀을 꾸리고, 각자 원하는 위치에 색소금을 채워 넣으면 된다. 집중력을 요하는 만큼 일반사회에서 산만한 아이의 집중력을 높이거나 치매환자를 위해서도 사용된다.

만다라를 완성한 뒤에는 그 위에 초를 켜고, 잠시 명상의 시간을 보낸다. 이후 정성들여 만든 소금만다라를 모두 섞어 없애지만 아쉬워 말자. 성주괴공(成住壞空)의 가르침을 위한 방편일 뿐이다. (031)585-3853

홍법사 ‘해를 품은 나’
TV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큰 인기를 얻은 이후, 부산 홍법사의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는 ‘해를 품은 나’로 고정된 것 같다.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배려가 뛰어난 사찰인 홍법사는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는 성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원망과 분노 놓아주기 △나의 컵 마주하기(새해계획) △지혜의 등 밝히기(나무공예) 등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즐길거리를 갖췄다.

또한 새해맞이 일출은 인근 당나귀봉에서 진행되며, 이후 찻집에서 군고구마와 차를 즐기며 스님과 진솔한 대화도 나눌 수 있다. 특히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조차 얽매이기 싫은 이들을 위한 휴식형 ‘나의 온전한 쉼’도 함께 운영된다. (051)508-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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