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지도자들과 오찬…남북관계·평창올림픽 강조

문재인 대통령과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등 종교지도자들이 차담을 나누는 모습.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 평화적 촛불혁명의 공을 종교계에 돌렸다.

문 대통령은 12월 6일 청와대 인왕실서 종교지도자 초청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김희중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엄기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이정희 천도교 교령, 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김영근 성균관 관장, 김영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등 종교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극심한 정치적 혼란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국민들이 저력을 보여주셔서 명예로운 촛불혁명으로 위기를 이겨냈다”며 “그 많은 인원들이 평화롭고, 문화적인 방식으로 할 수 있었던 건 종교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종교계 지도자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내년 국민소득 3만 불 달성 가능성을 설명한 뒤 남북관계 개선과 평창올림픽에 관심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긴장관계가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고, 아주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꼭 비관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아더. 지금 위기상황을 잘 이겨내면 남북관계가 더 극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와중에 치르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중요하다. 평화올림픽으로 민족 화합과 동북아 평화까지 이끌어가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종교계서도 힘을 모아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남북관계가 어떤방법으로든 평화통일의 길로 가야하고 그러기위해서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가 필요하다”면서 “대통령께서 우리 국가과 민족의 염원을 저버리는 외국의 군사적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처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스님은 “통진당 당원들이 만기 출소된 분도 있고 아직도 수감 중인 분도 있는데, 성탄절을 맞아 가족의 품에 안길 수 있길 바란다”고 성탄절 특사를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사면은 준비된 바 없다. 한다면 연말연초 전후가 될 텐데 서민중심, 민생중심으로 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씀처럼 촛불시민 혁명으로 새 정부가 탄생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대통령님 철학이 국정에 반영되고, 국태민안하고 남북 평화를 위한 과정을 통해 민족 동질성이 회복되는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면서 “우리 종교계는 조연이 돼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채식을 하는 불교를 배려해 오찬을 두 가지로 준비했다. 불교지도자를 위한 메뉴로는 통영 굴전 대신 애호박전이, 등심구이 대신 콩불고기가 제공됐으며, 만찬주 역시 포도주스로 마련해 건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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