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사 향성선원-기본선원 등 1일 동안거 결제

조계종 3교구 본사 설악산 속초 신흥사와 인제 백담사, 종립기본선원은 12월 2일 신흥사서 정유년 동안거 결제법회를 봉행했다.

조계종 제 3교구 본사 설악산 속초 신흥사와 인제 백담사, 종립기본선원은 12월 2일 신흥사서 정유년 동안거 결제법회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서 기본선원과 신흥사 조실 설악 무산 스님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결제 법어를 대독하며, 운수납자들의 3개월 용맹정진을 격려했다.

총 57명 수좌 용맹정진에 돌입
자승 스님 백담사 무문관 입실
무산 스님, 종정 스님 법어 대독

“참학인(參學人)들이 10년, 20년 동안을 참구(參究)해도 진리의 문에 들어가지 못하는 까닭은, 보고 듣는 것에 마음을 빼앗겨 간절한 한 생각이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모든 반연(攀緣)은 끊고 시비장단(是非長短)은 모두 내려놓고 견성하고 말겠다는 확고한 대신심(大信心)과 불타는 대용맹심(大勇猛心)을 내어 간절하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각자의 화두를 챙기고 의심하고 챙기고 의심하여 번뇌와 망상이 들어올 틈이 없도록 혼신의 노력을 쏟아야 함이로다. 한 번을 챙겨도 뼈골에 사무치는 화두를 챙겨야만 공부에 진취(進取)가 있고 소득이 있는 법이다.…(중략)”

조실 무산 스님이 종정 진제 스님의 동안거 결제 법어를 대독하고 있다.

무산 스님은 법상에 올라 10여분간 또렷한 어조로 담담하게 읽어내려 갔다. 법석 우측에는 평소 무산 스님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 정치인과 문학인들이 좌정하고 앉아 스님의 대독에 귀를 기울였다.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 김진선 前 강원도지사, 성낙인 서울대총장을 비롯해 오세영 ․ 이근배 시인 등이다.

특히 이날 법회에는 조계종 제33 ․ 34대 총무원장을 8년간 역임한 뒤 지난 10월 임기를 모두 마친 자승 스님이 참석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법회에 앞선 차담 자리에서 무산 스님은 자승 스님에게 “임기를 마친 뒤 백담사 무문관 수행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오늘 지켜주셨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無門關(무문관)은 ‘문 없는 문의 빗장’ 또는 ‘문이 없는 관문’이란 의미로 중국 송나라의 선승 무문 혜개(無門 慧開)스님이 48개의 공안(公案:화두)을 모아 풀이한 책 <무문관>서 비롯된 말이다. 의미는 글자그대로 문을 걸어 잠근 채 문 밖에 나가지 않고 수행하는 곳을 말한다. 무문관에선 하루 한 끼만 먹는 일종식(一種食)과 묵언(默言)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점심 한끼만 쪽문을 통해 넣어진다.

前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백담사 무문관을 위해 들어서는 모습.

자승 스님이 입실한 백담사 무문관은 보통 오전 11시에 문 한쪽에 뚫어놓은 구멍으로 보온 도시락 형태의 과일과 식사가 배달된다. 또한 각 방사 앞에는 한평 남짓한 포행 공간도 개별적으로 마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운수납자들이 ‘무문관’ 안으로 들어가 치열한 수행을 하는 것은 바로 ‘문없는 문’을 열고 대자유를 누리기 위함이다. 폐관 수행은 결코 무료하지 않으며, 치열한 수행과 올바른 깨달음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날 법회에 참석한 前 낙산사 주지 무문 스님은 “비록 문은 닫혔으나 열린 눈과 열린 마음의 그곳은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라며 “한 티끌이 시방세계를 머금듯 대우주의 아름다움과 질서정연함이 펼쳐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백담사 무문관 수행경험의 감회를 피력했다.

12월 2일 봉행된 결제 법회에서 사부대중이 삼귀의례를 하고 있다. 백담사 무문관에 방부를 든 조계종 前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법회에 참석했다.

법회가 끝난 후 자승 스님에게 이번 무문관 수행의 화두와 소감을 재차 묻자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라는 짤막한 화두로 답을 대신했다.

한편 종립기본선원과 3교구 정유년 동안거에는 신흥사 향성선원 11명, 백담사 무문관 10명, 기본선원 36명 등 총 57명의 수좌 스님들이 용맹정진에 들어갔다.

결제 법회 후 방부를 들인 대중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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